이 책 속에 소개된 101가지의 체험은 이상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것들이다. 저자는 이러한 엉뚱한 체험들을 통해 우리를 현실 밖의 철학적 상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로제 폴 드르와 1949년 파리에서 내어났으며, 프랑스의 국제 철학 학교의 교수를 역임했다. 1972년부터 지금까지 30년 동안 프랑스의 대표 일간지 <르동드>의 고정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의 연구원이기도 하다.
1. 자기 이름 부르기
2. 낱말의 의미 비우기
3. '나'를 찾아 헛수고하기
4. 세계를 20분 동안만 존재하게 하기
5. 하늘의 별들을 아래로 내려다보기
6. 풍경을 한 폭의 그림처럼 바라보기
7. 무엇인가를 잃어버리고 잊어버리기
8. 오늘 아침 어디에 있었는지 생각해내기
9. 순간적인 고통을 유발하기
10. 자신이 영원하다고 느끼기
11. 아무데나 전화 걸기
12. 여행 후에 자기 방으로 돌아오기
13. 오줌 누면서 물 마시기
14. 두 손 안에 벽 만들기
15. 어둠속에서 걷기
......
이런 장소에서 꽤나 오랜 시간 동안 달리기 경험을 하는 것은 충격적으로 보일 수 있다. 엉뚱한 곳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이고, 어리석은 광대 짓이다. 어쩌면 경범죄에 해당할지도 모른다. 물론 경범죄 조항에 들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난받을 만한 일로, 벌금 고지서가 날아오고, 국세청 앞으로 명기된 범칙금 수표를 방송해야 할 수도 있다. 아니면, 법전 어디에도 성문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만장일치로 동의하는 명백한 사리에 대한 모독죄, 즉 가족들의 고통과 고인을 향한 예의에 대한 모독죄일 수도 있다. 또한, 좀더 심각하고 규정하기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이유 때문에도, 이런 행동은 용납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세계의 질서라든지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의 역할 구분 같은 이유에서 말이다. 고이 잠든 사람들의 영원한 부동 상태 앞에서는 살아 있는 사람들의 세심한 부동자세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산 자들은 움직이고, 죽은 자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대비를 강조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세상을 살다 간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고 말도 없이 쉬고 있는 곳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요란한 몸짓을 하러 오지는 마시오. 무덤 사이를 뛰어다니는 자는 초법적인 심판에 회부될지도 모르는 일이오. - p. 76.77 -
<< 일상체험 통한 철학과의 만남 >> [한국일보 / 편집부]
프랑스 철학자 로제 폴 드르와가 소개하는 101가지 철학체험은 엉뚱하다. 사소하고 이상하고 재미있다. 오줌 누면서 물 마시기, 뉴스 제목 만들기, 파란 음식물 찾기, 여러 가지 옷 입어 보기, 과식하기, 다른 사람 잠든 모습 바라보기, 머리카락 하나 뽑기, 대낮에 영화관에서 나오기 등 일상적 체험으로 가득하다.
돌출적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고 그 행동을 통해 철학적으로 사유하도록 이끈다. ‘영화 보면서 울기’ 체험. 사랑 이야기가 전부인 영화에 빠져들 것. 모든 의문을 버리고 영화가 진짜라고 믿을 것. 슬픈 장면에서 눈물을 흘릴 것. “스스로 때묻지 않았다고 여기는 눈물에서 오는 자랑스러운 나약함 뒤에 특이한 즐거움이 감춰져 있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다는 것, 잠시 동안이긴 하지만 감성의 방탄벽을 허물었다는 것.” 이렇듯 재미있는 철학 놀이를 통해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고 일상의 따분함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어떤 철학자의 이름도, 인용문도 등장하지 않지만 어느 책 못지않게 철학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