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조는 게으르다. 하지만 그건 남이 보는 시선일 뿐이다. 느리조의 머리 속은 항상 순수함과 상상력으로 바쁘다. 아무도 인정 안 해주지만 나름대로 한 걸음씩 걸어간다. 다만 느릴 뿐이다.
개인홈페이지(www.nuirijo.com)에 연재하던 만화를 모았던 만화일기.
1977년 8월 29일 서울 내발산동에서 태어났다. 덕원예고와 청주대학교 회화학과를 졸업하고 (주)손오공과 (주)DR-FACE에서 캐릭터 디자이너로 일했다. 현재 상태는? 백수~ 아니 꿈꾸는 백조! 부산에서 몇 년, 학교 다닐 때 청주에서 몇 년 살았던 것을 제외하면 강서구 일대를 벗어난 적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스스로도 ‘길치’라는 것을 뼈저리게 인식하고 있는 중. 지하철이 닿지 않는 곳은 어디가 어딘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지금 살고 있는 화곡동으로 처음 이사를 왔을 때는 택시를 타고도 집을 찾지 못했다는 전설이….사실 어릴 때부터 좀 많이 엉뚱하고 어리버리해서 부모님들께 걱정을 많이 끼쳐드렸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만날 연습장에 만화나 그리고…. 그럴 때마다 들었던 소리는 '도대체 커서 뭐가 될래?' 였고, 그때마다 “만화가요” 하는 대답을 하면서 컸다.
chapter 1 느리조의 꿈
꿈과 지폐의 교환
그래도 난 꿈꿀 거야
함께 살기
느리조의 문화생활
기계와 친해지기
상처뿐인 변신
안녕 햄토리
윽 치과!
chapter 2 사랑엔 이유가 없는 거야
그런 널 사랑해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혼자 놀기의 진수
늘 2% 부족한...
행복찾기
넌 내 친구잖아
chapter 3 소원 비는 방
소원 3가지 들어드립니닷!
뽀너스 - 디카로 만든 세상
나 말야 항상 하늘을 좋아해... 하늘은 울고 싶을 땐... 비를... 웃고 싶을땐 반짝반짝해를 화내고 싶을땐 우르르 쾅쾅 천둥을... 그리고 내가 우울한걸 어떻게 알았는지... 우습고 재미있는 구름도 만들어 주는 하늘을... 그런 하늘을 좋아해~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말야... 하늘을 많이 닮은 너를 좋아해... - p. 112.113 -
<< 휴식을 꿈꾸는 이에게 휴식을! >>
파란 하늘과 비취빛 바다, 깔깔깔 부서지는 비키니 아가씨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하늘거리는 야자수 그늘 사이에 매어진 그물침대… 굳이 휴가철이 아니어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익숙한 그림이다. 이런 그림이 퍼져 있는 것은 곧 이와 같은 '그림'을 원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무늘보 느리조는, 바로 이러한 현대인들의 꿈을 상상이 아닌 현실 속에서 그대로 보여준다. 그것이 곧 그의 생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의 '늘어지는 휴식'은 결코 달콤하지 않다. 직장 상사나 동료들의 질타와 무시, 왕따는 기본이고 가까운 벗들에게도 언제나 놀림의 대상이 되고 만다. 숨 가쁘게 살아도 '남들처럼' 살기조차 버거운 세상에서 늘 한 발쯤 뒤로 처진다는 것은 그만큼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늘 따돌림 받는 어리숙한 느리조. 하지만 그는 그 속에서도 언제나 '휴식'과 '비상'을 꿈꾼다. 진짜로 하늘을 나는 것은 아둥바둥 숨가쁜 경쟁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을 비우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만 가능하다는 것을 느리조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느리조의 그림을 본 많은 이들은 자신이 보지 못한 것들, 혹은 앞으로도 보기 힘든 것들을 대신 봐줄 수 있는지 느리조에게 묻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