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에게는 아주 낯선 이름이기도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이제 막 관심을 일깨운 이름이기도 한 산야초. 산야초 채취는 단순한 물질을 얻는 행위 이상으로 자연에서 들려오는 소리, 냄새, 빛깔을 오감으로 받아들이며 몸 속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는 행위이기도 하다. 산야초에 대해 알면 알수록 자연의 신비로운 치유능력에 우리는 감탄을 머금게 된다.
지은이ㅣ전문희 1962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이십대 초반부터 패션모델, 통키타 가수, 가구 디자이너 등 여러 분야의 일을 하던 중 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고향으로 내려갔다. 현재 지리산에서 살면서 '건강을 위한 산야초 모임'을 이끌고 있으며 월간 '사람과 산'에 '지리산에서 보낸 산야초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사진ㅣ김문호 프리랜서 사진작가 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1989년 첫 개인전 이후 수차례의 개인전 및 단체전을 열었다. <달라진 저승>, <탈춤> 등의 책의 사진을 담당했다.
봄
봄이 오면
백초차...백 가지가 넘는 산야초의 새순을 덖어
선정스님
매화차...옛 선비의 절개를 닮은 꽃
어머니, 그 깊은 언덕을 가슴에 묻고
선다헌을 찾다
쑥차...백 가지 병을 다스리는 영초
큰꽃으아리
......
여름
여름의 생명력
인동초차...추운 겨울에도 시들지 않고 푸르름
뽕잎차...님도 보고 뽕도 따고
섬진강
칡꽃차...칡꽃 향기 너에게 주고 싶다
장마
......
가을
가을이 오는 소리
대추차...한약에 빠져서는 안 되는 약재
국화차...가을의 향기
감국차
구절초차...신선보다 고결한 꽃
지리산, 지리산 사람들
.....
겨울
지리산의 겨울나기...혼자 있는 시간
산야초효소
삽주
노스승의 가르침
물
차와 이야기
야생의 복원
우리는 안녕한가?
가능하면 인스턴트나 가공식품을 멀리하려고 노력한다. 약한 몸도 다스릴 겸 가까이서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오랫동안 자연식을 해왔다. 잡곡밥에 산야초 반찬과 된장이면 훌륭한 식단이 완성된다. 될 수 있으면 재배된 야채는 사먹지 않고 주로 산에서 채취한 산야초 만으로 상을 차린다. 그 옛날처럼 소를 들판에 방목하고 풀을 먹여 키워서 고기를 먹어도 큰 무리가 없었을 시절이라면 어쩌면 나도 고기를 먹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되었다. 지리산에서조차 비가 오는 날은 닭이나 가축을 우리에 가둬야 하기 때문에 사료를 먹이지 않을 수가 없는 형편이다. 그 대신 생선은 먹는다. 밀가루 음식이나 과자 같은 군것질거리, 인스턴트 음식은 물론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도 일체 먹지 않는다. 그러니 식당에 가서 음식을 사먹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데 아무래도 자장면만은 끊을 수가 없었다. 고소한 냄새가 솔솔 나는 자장면의 유혹을 어찌 뿌리칠 수 있겠는가. -p. 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