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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21> 백은하 기자가 만난 스무명의 아름답고 이유 있는 배우들 이야기! 이미 수치를 넘어버린 복수의 온도계 최민식, 오기로 똘똘 뭉친 욕심 많은 아가씨 전도연, 흥분을 누른 침착한 목소리 송강호, 순임의 순박한 표정 속엔 도저히 배우리는 험난한 빗길을 뚫고 갈 만한 독한 근성 같은 건 보이지 않는 문소리 등 백은하 기자가 만난 스타들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들이 이속이 있다. |
 지은이 ㅣ 백은하
부산 자갈치 약국집 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약국 귀퉁이에 앉아 보았던 동네사람들의 모습은 소녀의 뇌리에 또래들보다 다양한 인물 카테고리를 남겼다. 청소년기에는 TV 드라마를 심히 좋아해 부모를 걱정시켰으나, 친구들은 ‘백은하표 재연드라마’의 팬이 되었다. 숫자는 아이큐가 의심될 만큼 못 외우지만, 한번 만난 인물의 느낌, 음성, 말투, 버릇 등에 대한 기억력은 남다르다. 노래방에서 모창할 수 있는 가수가 여럿 되고, 주변인들을 그대로 흉내 내는 ‘인간복사기’로도 불린다. 그는 이렇게 집요한 관찰자의 운명을 타고났다. 5년간 『씨네21』 기자로 일하면서 수많은 배우를 만났다. 그들의 특별한 면을 발견해내기보다는 너무 평범해서 언급하지 않는 면, 거기서 나오는 진실에 대해 쓰는 것을 즐겼다.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작가로 활동했고, <김C의 음악살롱>의 ‘김C네마’를 진행했다. 사진 ㅣ 손홍주
서울신문(현 대한매일) 출판사진부, 한겨레신문 편집국 사진부를 거쳐 창간부터 『씨네21』 사진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2002년 사진전 <배우, 그 이름으로>를 열었다. 그는 영화 촬영 현장 혹은 사진 스튜디오에서 배우와 같은 호흡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몇 안 되는 사진 작가중 하나다. 그는 끊임없이 배우와 이야기하고 웃고 떠들다가 1000분의 1초의 적막을 포착한다. 그래서 배우들은 가장 즐겁게 사진 찍는, 그래서 ‘찍히고’ 싶은 사람으로 그를 꼽는다. 그가 연기에 관심을 둔 게 먼저였는지, 촬영현장에서 그의 순발력을 알아보고 섭외가 들어온 게 먼저였는지 모르지만, 그는 <산부인과> <인어공주> 등에 단역으로 얼굴을 비쳤다. |
 | 최민식 - 눈물을 품은 화염방사기 전도연 - 중증 영화 연애중독자 송강호 - 빙점을 향해 가는 장거리주자 문소리 - 문소리의 재구성 설경구 - 한 번 보면 무섭고 두 번 보면 재밌고 세 번 보는 정드는 남자 김혜수 - 익숙한 몸, 낯선 목소리 신하균 - 속, 깊은 미궁 박해일 - 선과 악, 추억과 미래의 얼굴 고두심 - 어망 어망 어디로 감수광? 장동건 - 베스트셀런지는 알았지만 스테디셀러까지는 짐작하지 못했던 어떤 추리소설 이나영 - 자폐 소녀, 세상을 아는 여자 유지태 - 그림자를 지운 사나이 김호정 - 김호정이라 다행이야 배용준 - 천재 과학자의 완벽한 피조물 윤여정 - 아, 세상에 하나뿐인 저 목소리 류승범 - 류승범씨는 유쾌하기도 하지 배두나 - 복사할 수 없는 파일 주 현 - 모사는 가라. 진짜 이빨이 나가신다 강혜정 - 반짝이는 소년, 소녀 혹은 … … 조승우 - 끝없는 물줄기가 파도를 덮친다 |
 | 지하철 건너편에 선 남자의 초콜릿 사이로 보이던 그 아련한 얼굴, 혹시 외국 아이가 아닐까, 했던 그 어디에도 없을 것 같이 생긴 소녀와 만난지도 벌써 꽤나 시간이 흘렀다. "너 생각보다 꽤 오리 버틴다. 그런 말 들은 적이 있어요. 글쎄 어느 정도 강해지고 고집도 세진 것 같아요. 이곳에서 다치기 싫어서, 물들기 싫어서요. 배우란 늘 다른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니까 원래 내 모습을 잃어버리기 싫어서 고집을 부리는 것일 테지만...."은근한 황소고집에 외골수인 이나영에겐 곡선이 주는 유연함보다는 직선이 주는 명쾌함이 있다. 다소 뻣뻣해 보인다는 오해를 살지라도 곁눈질하지 않고, 머리 굴리지 않고 계산하지 않는 직선의 삶이 주는 '쿨'함을 그는 알고 있다. -p. 187- |
  | << 상투성 벗어난 스타 이야기 >> [중앙일보 / 정재숙 기자] | | 영화 ‘살인의 추억’을 만든 봉준호 감독은 “배우들은 신비로운 존재”라고 했다. 관객에게 ‘보는 천국’을 안겨주기 위해 그와 그녀는 ‘하는 지옥’을 헤맨다. 1000만 관객 시대를 연 한국 영화의 오늘에는 여기 모인 영화남녀가 지렛대가 됐다.
최민식·전도연·송강호·문소리·설경구·김혜수·신하균·박해일·고두심·장동건·이나영·유지태·김호정·배용준·윤여정·류승범·배두나·주현·강혜정·조승우란 이름을 초드는 것 만으로도 숨찬데 영화전문지 ‘씨네 21’기자로 일하던 백은하씨는 이들 하나하나의 영혼을 더듬으며 숨막히는 배우론을 썼다.
“설경구의 투박한 손의 생김새와 배우라는 예민한 직업의 간극은, 그의 입과 눈이 만드는 풍경과 참 닮아 있다”고 표현할 때 그는 이미 배우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있다. “누군가가 그의 생김새에 대해 물어온다면 약간 난감해진다… 디테일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박해일을 묘사할 때 독자는 무릎을 치게 된다. 고두심을 보고 “삶에는 결코 지름길로 질러갈 때는 수확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고 쓴 구절에 이르면 그가 정말 20대의 기자가 맞나 의심스럽다. 배우를 사랑하고 따뜻하게 응시하는 글쓴이의 눈길을 곁드는 사진 또한 아름답다. | | << 배우 - 인간 스무명 감성적 관찰기 >> [한겨레신문 / 김은형 기자] | | 최민식, 송강호, 설경구, 전도연, 문소리 등 충무로를 이끌어가는 배우 20인에 관한 배우론. 엄밀히 말하면 이 책은 영화적 지식과 연기이론으로 분석한 배우론이라기보다 정교하고 감성적인 관찰기에 가깝다. 영화주간지 〈씨네21〉의 기자로 일했던 지은이는 여러 차례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배우의 말과 표정 뿐 아니라 그들의 심장 박동수까지 잡아내려는 꼼꼼함으로 배우들의 초상화를 그려낸다.
지은이가 배우를 묘사하는 방식은 구도를 잡고 윤곽을 따라가는 여느 접근법과 다르다. 이를테면 그는 설경구를 설명할 때 설경구의 손을 묘사하는 데서 출발한다. 배우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투박한 손과 예민하고 애틋한 눈빛의 간격을 이야기하면서 그 사이에 설경구라는 배우가 가진 풍요로운 스펙트럼을 담아낸다. 다른 이들이 최민식과의 인터뷰에서 배우가 꺼내는 ‘말’에 집중할 때 지은이는 질문을 듣는 최민식의 표정과 “예~ 그렇죠”라고 입을 여는 사소한 습관을 놓치지 않는다. 이 예민한 관찰을 통해 지은이는 관객이 아는 배우 최민식과 관객이 모르는 인간 최민식 사이에 다리를 세워놓는다.
지은이의 배우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은 ‘간판’급 스타뿐 아니라, 이나영, 박해일 같은 젊은 배우들과 고두심, 윤여정, 주현 등 중견급 배우들까지 아우른다. 특히 드라마에서 전형적인 모습으로만 보여지던 나이 든 배우들의 인생유전, 연기 여정을 토씨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집중력으로 활자로 옮기며 “캬~아”, “이런 생각까지 했다우”라는 감탄사와 말투, 목소리의 질감까지 새겨넣으려는 진지함이 마치 배우와 살가운 대화를 나누는 듯한 생생함을 전한다. | | << 배우, 따뜻하게 해부하기 >> [경향신문 / 백승찬 기자] | | 뉴욕의 마천루가 해일에 휩쓸리고, 100% 컴퓨터 그래픽 캐릭터가 활보하는 모습을 자연스레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시대. 그래도 여전히 영화의 중심은 사람, 즉 배우다. 아무리 화려한 특수효과로 도배된 영화를 보더라도 멋진 배우의 연기가 없으면 어딘가 허전하다.
영화주간지 ‘씨네21’ 기자로 활동했던 저자는 한국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배우들에게 따스하게 다가선다. 한국영화사에서 이렇게 재능있는 배우들이 한꺼번에 등장한 적은 없었다는 것이 이 책의 분석이다. 영화산업은 배우들이 놀 멍석을 깔고, 배우들은 신명나게 끼를 발휘한다. 바야흐로 지금 한국에선 영화 매체와 배우가 가장 행복한 자세로 서로를 껴안는 모습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책에서 다뤄지는 배우의 스펙트럼은 넓다. 최민식, 전도연, 송강호 등 당대 최고의 톱스타부터 고두심, 주현 등 역전의 노장까지. 박해일, 강혜정, 조승우 등 전도 유망한 신예들도 빼놓지 않는다.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배우들과도 쉽게 술친구가 되곤 한다는 저자는 뻔한 찬사나 뒤틀린 가십을 늘어놓지 않는다. 대신 특유의 감성적이면서도 날카로운 글쓰기를 통해 배우들의 마음 속 장막을 살짝 열어보인다. 누구나 보고 있지만 누구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배우 특유의 이미지를 정확하게 짚어낸다.
예를 들어 저자의 눈에 비친 최민식의 주름진 얼굴은 ‘살아 숨쉬는 지도’다. ‘번지수가 매겨진 그의 주름에는 긴 세월 거쳐온 연기의 흔적들이 문패를 달고 자리잡았다’고 표현된다. 만화 주인공처럼 엉뚱한 존재로 보이는 배두나는 ‘대체할 누군가를 찾을 길 없는 배우’다. 버터가 없으면 마가린, 소고기가 없으면 돼지고기를 쓰는 일이 배두나에게선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씨네21’ 창간 때부터 사진을 찍은 손흥주 기자의 렌즈에 담긴 배우들의 모습도 좋은 볼거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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