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번역의 한계를 넘어 날카로운 역사의식과 소설적 재미로 무장한 우리시대의 진짜 삼국지! 600여년을 지배해온 편향된 역사의식을 토오캐하게 날려 버리는 최고의 삼국지! 왜 <장정일 삼국지>인가? 나관중·모종강은 유비와 황건군이 합작했던 역사적 사실을 슬쩍 지나친다. 황건군을 도적으로 보지 않는 <장정일 삼국지>는 그 사실을 당당히 드러내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한다. 또한 여성독자를 막기 위해 남성편찬자들이 쳐놓은 금줄을 걷어내고, 남성적 기만의 세계를 통째로 거부한다.
저자 ㅣ 장정일 『언어의 세계』3집에 <강정간다> 외 4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시인이 되었고, 『동아일보』신춘문예에 희곡이 당선돼 극작가를 겸업하기 시작했다. <아담이 눈뜰 때>를 시작으로 신세대문학의 기수로 부상한 그는 <너에게 나를 보낸다> <내게 거짓말을 해봐> 등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평단의 논란과 독자들의 환호를 동시에 받았고, 발표한 작품 모두 영화화되는 진기록을 남겼다.
그림 ㅣ 김태권 '날카로운 역사의식과 올곧은 시선을 지닌 역사만담꾼'. '젊은 상상력으로 무장한 신예'라는 평을 듣고 있는 김태권 화백은 서울대 미학과와 한겨레 일러스트 학교를 졸업한 후 여러 작품을 발표하며 화가의 길을 걷고 있다. 저서로는 역사만화 <십자군 이야기>가 있다.
혼자가 된 여포
서주를 얻은 유비
이각·곽사 연정의 분열
황제는 낙양으로
홍제를 업은 조조
강동을 평정한 손책
유비와 원술의 싸움을 말린 여포
조조와 원술이 싸움
여포의 죽음
유비와 조조의 밀월시대
이미 날은 어두워지고 사방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함성이 들리면서 그들이 싸우는 양쪽에서 군사들이 몰려왔다. 유요와 주유가 각기 1천여 명씩의 군사를 급히 이끌고 자기 쪽 사람을 찾으러 나섰던 것이다. 조그마한 싸움이 뒤늦게 대규모의 전투로 변하는가 했으나 해가 져 시야가 희미해졌기 때문에 이들은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자기 진영으로 군사를 물렸다. 다음날 손택은 군사를 이끌고 유요의 진지 가까운 곳에다 진을 쳤다. 유요군과 손책군이 각기 둥글게 진을 치조 나자, 손책이 빼앗은 태사자의 단검을 창끝에 높이 달고 군사들에게 야유하게 했다. 손책의 군사들이 일제히 입을 모아 유요군을 조롱하자 태사자 역시 손책의 투구를 장대에 높이 내걸어 '손책의 머리통이 여기 있다'고 부하들에게 맞받아치게 했다. -p. 1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