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0권을 기획한 `한겨레 옛이야기' 시리즈는 내용과 형식 면에서 옛이야기의 새로운 전형을 창조하자는 기본 목표 아래, 민족 고유 색채에 한국적 캐릭터를 접목시킨 아동 문학서. 그 두 번째권.
이번 책에서는 부모에게 버림받았지만, 꿋꿋하고 착하게 자라 오히려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은 서울, 경기지방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바리데기'와 전라도, 충청도에서 이야기되던 '일곱쌍둥이'.
딸만 있는 집안에 일곱번째 딸로 태어나 버림받는 바리데기는 그래도 자신을 낳아준 아버지가 병에 걸리자 온갖 고생을 무릅쓰고, 저승세계로 가서 약수를 구해온다. 가는 도중에 저승의 불쌍한 영혼들을 위해 기도도 했던 바리데기는 착한 마음을 인정받아 아버지를 구하고, 죽은 영혼을 인도하는 오구신이 된다.
한편 일곱쌍둥이로 태어난 아이들은 '징그럽다'(어떻게 사람의 몸에서 일곱아이나 나올 수 있냐면서)고 아버지에게 버림받는다. 하지만 아이들은 착하게 성장하여 아버지를 다시 찾고, 계모의 구박에서도 벗어나 하늘의 북두칠성이 된다.
수묵담채화로 그려진 삽화들과 비교적 원본에 충실하게 써내려간 이야기들이 새삼 너무 애썼다는 생각을 갖도록 만든다. "노인 죽은 짝지고개, 할머니 죽은 망녕고개, 총각 죽은 몽달고개...나무 많아 청산고개, 돌이 많아 돌산고개" 등 우리말의 재미를 살린 점도 눈에 띈다.
이 시리즈들은 우리 신화가 글로 쓰여진 단군신화나 박혁거세 신화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신화들도 있었음을 확인시켜준다. 또한 이야기들을 읽어내려가다보면 그리스 로마신화나 인도신화와는 또다른 인간과 신에 대한 우리만의 독특한 생각들이 무엇인지도 알게끔한다. 인간세상과 저승을 넘나드는 그 뛰어난 상상력에도 놀랄 지경인데, 어려운 고난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 결국 신이 된다는 이야기들은 얼마나 삶 자체를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는지......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에도 이런 이야기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기막힌 그림동화이다.
허은미
연세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을 공부했다. 출판사에서 어린이책을 기획하고 편집하다가 어린이책 기획 모임 ‘보물섬’에서 일하며 좋은 어린이책 기획에 몰두하고 있다. <종알종알 말놀이 그림책>, <잠들 때 하나씩 들려주는 이야기>, <아기곰은 이야기쟁이> 등을 만들었다.
이현미
추계예술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97 한국 출판미술대전 황금도깨비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한국출판미술가협회 회원이고, 일러스트레이션 그룹 모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공기를 보았니?>, <콩쥐팥쥐>, <점박이와 운전수 아저씨> 등이 있다.
[1] 바리공주
1. 버림받은 바리공주
2. 바다에 떠내려온 아이
3. 여섯 딸의 변명
4. 다시 찾은 바리공주
5. 마고할미의 꽃과 금방울
.....
[2] 강남국 일곱 쌍둥이
1. 칠성도령과 매화아가씨
2. 일곱 쌍둥이를 낳은 매화부인
3. 용예부인에게 반한 칠성님
4. 아버지를 찾아서
5. 사악한 용예부인
.....
버림받은 바리공주
옛날 해동국 북쪽에 불라국이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불라국에는 젊고 총명한 오구대왕과 에쁘고 착한 길대부인이 살고 있었어요. 두 사람은 금슬좋게 살면서 나라도 잘 다스렸어요.
하지만 딱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었습니다. 결혼한 지 서너 해가 지나도록 아기가 생기지 않았던 거예요.
오구대왕과 길대부인은 이름난 산과 바다를 찾아다니며 자식을 달라고 빌었습니다.
다섯 해가 지나서야 길대부인은 딸을 하나 낳았습니다. 오구대왕은 기뻐하며 예쁜 이름을 지어 주었어요. 하늘이 준 귀한 아기라는 뜻으로 '천상금이' 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그 뒤로 길대부인은 해마다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때마다 딸이었어요. 오구대왕은 다음 번에는 아들이겠지 생각하며 크게 실망하지 않았어요. 낳은 딸마다 좋은 이름도 지어 주었어요.
둘째는 땅의 귀한 아이라는 뜻으로 '지상금이' 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셋째는 해처럼 귀하다고 해서 '해금이', 넷째는 달처럼 귀하다고 해서 '달금이', 다섯째는 별처럼 귀하다고 해서 '별금이', 여섯째는 좋은 짝을 만나 사이좋게 지내라고 '원앙금이' 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현재 바리공주/강남국 일곱 쌍둥이 (한겨레 옛이야기 2) (양장본)에 등록된 서평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