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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은 1989년 1월 26일에서 5월 15일까지, 4개월여에 걸쳐 인도를 여행했던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자신이 깨달은 정신적 편력들을 담아냈다. 석양의 폐허, 강물 위에 떠내려가는 타다 만 시체, 사리를 휘날리며 사라지는 여인 등이 자아내는 쓸쓸함의 인도. 구원이란 화두를 들고 신비에 싸인 나라 인도를 여행하며 저자가 깨달았던 그 지적, 정신적 열망들이 책 전반에 걸쳐 녹아있다. 특히 미대 출신답게 풍물과 유적지를 묘사하는 섬세한 솜씨는 환상적인 인도에 현실감을 부여하고 있다. |
 강석경
1951년 대구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했다. 1974년 단편 『근(根)』『오픈 게임』으로 월간 <문학사상> 제1회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진정한 삶을 방해하는 인생의 조건들로부터 고뇌하며 구원을 모색하는 인물상들을 격조 있게 그린 작품을 발표해왔다. 1986년 중편 『숲속의 방』으로 제6회 녹원문학상과 제10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밤과 요람』『숲속의 방』, 장편소설 『청색시대』『가까운 골짜기』『세상의 별은 다, 라사에 뜬다』, 산문집 『일하는 예술가들』『능으로 가는 길』 등이 있다. |
 1. 인생은 탄생으로부터 죽음으로의 여행
2. 자연이야말로 진정한 교사
3. 생명들의 고통을 꿰뚫어 본 붓다
4. 잃어버린 인도 |
 자연이야말로 진정한 교사
타고르 박물관에서 가문의 문장과 수집한 칼을 보며 위대한 시성을 배출한 내력을 읽다. 타고르 가는 뱅골의 유서 깊은 집안으로 재벌이기도 하며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인도 르네상스의 중심적인 존재였다. 그들은 <근대 인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라자, 람모한, 로이의 강력한 지지자이기도 했고 사회, 종교 개혁을 위해 막대한 재정 지원을 했던 정신적 거인들이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인도의 문화적 전통을 대변하는 시인이며 민족을 뛰어넘은 인도 주의적 타고르가 탄생했다.
백발의 타고르의 모습이 고뇌하는 성자 같다. 눈은 영원을 꿰뚫어 보고 있으나 먹구름이 휘몰려와 소나기를 퍼붓고 청정해지듯 그렇게 고뇌의 심연을 거쳐온 것 같다. 어두운 그의 그림에서도 광포한 열정의 그림자를 엿볼 수 있다.
뱅골어 시집 표지에 소묘된 여인상은 격정이 걸러진 영혼의 정수와 같다. 침묵으로 몸을 휘감고 내면을 응시하듯 눈을 내려뜨고 있는 여인상은 동양의 마리아 같다. 절대에 대한 고귀한 순종, 그 경허한 표정에서 삶의 희노애락을 침잠시키는 동양의 지혜를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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