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왜실기는 원래 백범 김구 선생이 1932년에 스스로 주도한 일련의 폭탄테러 활동의 진상을 중국인에게 알리고자 중국어로 쓴 책이다. 광복 후 임시정부 요인이 환국하게 되자 이 책을 우리말로 고쳐 1946년에 발간하였다. 여기에는 번역을 맡았던 엄항섭 선생이 독립운동 관계 자료와 논문을 보충하여 실었다. 추가된 내용은 김구 선생의 전기와 도쿄사건, 상하이 사건 등에 관한 기사, 세계 각국의 여론이 실린 신문자료, 논설 등이다.
김구(1876~1949)
황해도 해주에서 출생. 1892년 매관매직의 타락한 정치에 분개하여 동학에 입도. 1903년 기독교에 입교한 후 교육구국운동에 앞장 섬. 1919년 3.1운동 직후 상해로 망명하여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이 됨. 그후 임정활동에 힘을 기울이면서 한인 애국단 등의 의열단체를 조직하여 싸움. 해방 후 자주독립과 통일조국의 실현에 전력하다가 1949년 경교장에서 안두희의 흉탄에 맞아 서거함.
저서로는 <백범일지>가 있음.
- 이 책을 읽는 분에게
- 편역자 서문
- 발간사
- 서문
1. 김구 선생 소전
2. 도쿄폭탄사건의 진상
3. 상해폭탄사건의 진상
4. 대련폭파사건의 진상
5. 왜적의 말발굽 아래 있는 한중 양국의 곤경
- 부록 / 신문자료. 서신
1. 상해폭탄사건 후의 백색 공포
2. 상해폭탄사건 외국인의 여론
3. 윤봉길 의사의 서신
- 부록 / 논설
1. 한국 독립운동의 역사적 고찰
2. 한국광복군 약사
- 부록 / 독립군가
- 연보
도쿄폭탄사건의 진상
늠름히 대의를 위해 죽다
1932년 1월 8일. 사쿠라다문 앞에서 자기 손으로 폭탄을 던지 이봉창 의사는 일본 임금의 가슴을 서늘케 하고 적의 군중들이 놀라 아우성칠 때 그 자리에서 품속의 태극기를 꺼내들고 세차게 흔들면서 소리 높이 "대한민국만세"를 3번 부르고 당당하게 놈들의 체포를 받고 진짜 이름과 나이, 본적을 바로 대면서 의연한 태도로 자기는 한인애국단원으로 애국단의 사명을 받들어 왜왕을 암살하려고 했음을 발표하였다. 그 밖의 질문에는 대꾸도 하지 않고 형사의 신문이 있을 때마다 의사는 반드시 준엄하게 다음과 같이 거절하였다.
"글세 나는 너희 임금을 상대로 하는 사람인테 너희 쥐새끼 같은 놈들이 왜 나에게 무례한 짓을 하느냐!"
그리하여 이미 9개월이나 지났지만 한 번도 예심을 열지 못하고 지난달 16일에 놈들은 차 공판을 열었을 때 법정에 나선 의사는 용감하고 위엄있는 태도로 법정의 위신을 여지없이 깎아내렸다. 법관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개정한 지 5분도 못되어 방청금지를 선언하고 암암리에 공판이 순조로이 진행되었다고 어물어물 넘어가 드디어 1932년 10월 10일 사형을 집행하였다.
아! 의사의 죽음이야 말로 만족의 크나큰 영광이요. 만인에게 경앙받을 것이며, 의사의 육체는 비록 단두대에 피를 뿌리고 사라졌으나 의사의 위대한 정신은 일월과 함께 영구적일 것이며, 긴 세월 동안 찬연히 빛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