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있게 한 지역을 돌아보며, 맛있는 음식 먹고 편안하게 묵었다 오는 길을 알려주는 2박3일 주말 여행 가이드북. 여행이 주는 선물로 희망, 추억, 사랑, 그리움, 삶의 의미의 5가지 코드를 잡아서 총 27곳을 담고 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장소가 어디쯤 위치해 있으며 더 자세한 정보는 몇 페이지를 펼치면 될 것인지를 한눈에 알려 주는 Image Trip을 목차 앞 부분에 싣고 있다. 또한 보성의 보리밭, 청도 소싸움과 같이 그 지역에서 여기만은 혹은 이 행사만큼은 보고 왔으면 하는 곳을 Editor's Pick으로 묶어서 소개한다.
들판도 바다도 사람도 푸른빛을 띠는 진도에서 희망을,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에서 추억을, 은빛 갈대가 물결치는 정선에서 사랑을, 달빛 어리는 영암에서 그리움을, 그리고 동해의 기상이 머무는 포항에서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 희망: 이름만으로도 맘 셀레는 그곳 보성 진도 강진 보길도 변산 통영
2.추억: 언젠가는 꼭 다시 돌아보리라 부여 경주 안동 합천 태백
3.사랑: 외롭고도 쓸쓸한 은빛 사랑을 찾아서 천수만 김제 창녕 덕적도 정선
4.그리움: 내 마음의 산이 메아리칠 때 영암 봉화 진안 청도 산청 순천
5.삶의 의미: 하얀 물보라 일렁이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거문도 충주호 포항 목포 남해도
억새가 바람에 하늘거리면 우포의 철새가 몰려온다 가을의 끝자락인 11월이면 화왕산 정상엔 가을의 상징인 억새의 하얀 솜털이 바람에 하늘거리고, 우포의 물가에는 겨울 손님인 철새가 하나 둘 몰려든다. 창녕의 진산 화왕산은 해발 757m로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정상은 남쪽의 배바우, 북쪽의 산정, 동쪽의 화왕산성에 둘러싸인 대평원이다. 이 대평원 한가운데에 바람은 온몸으로 맞으며 장부의 뚝심처럼 꿋꿋이 서 있는 억새가 천지로 피어 있다. 연한 갈색을 머금은 억새밭은 하얀 꽃을 맘껏 피우고 나그네를 부른다. 억새는 11월 중순까지 절정을 이룬다. 억새밭에 가르마처럼 난 등산로를 걷노라면 사람 키만큼 자란 억새가 태양빛을 받아 환하게 웃는다. 바람에 흔들리며 사각사각 속삭이는 소리가 귓가를 어지럽히는가 하면, 멀리 우포늪으로 지는 해는 산정을 향해 붉은 기운을 토해 낸다. 힘든 산행은 어느새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나그네의 마음은 평원처럼 넓어지며 무념의 세계로 빨려든다. 바로 화왕산이 지닌 마력이다. - p. 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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