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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들메를 고쳐매며"는 신들메를 단단히 고쳐매고 새로운 길을 떠나기에 앞서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작가 자신의 체험과 견문에 바탕한 우려와 전망을 들려준다. 종교관, 역사관, 세계관, 예술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면모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사람의 이야기로 사람의 안목과 인식으로 번역되지 않고는 어떤 세계도 드러낼 수 없듯, 사람에 대한 사랑과 믿음 없이는 어떤 문학도 우리를 감동시킬 수 없을을 보여준다. |
 저자 - 이문열
1948년 서울 청운동에서 태어났다. 이후 경북 영양, 안동, 밀양 등지로 옮겨 다니며 자랐다. 서울대 사범대에서 수학했으며, 1979년 중편 <새하곡>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등단하였다.
<사람의 아들>로 1979년 '오늘의 작가상', '금시조'로 1982년 '동인문학상',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1987년 '이상문학상', <시인과 도둑>으로 1992년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고정 독자를 갖고 있는 대표적 소설가로 문학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그 이상 성공한 작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문인으로서 이문열이 갖는 중요한 장점 가운데 하나는 항상 자기 글의 독자가 누구일지를 생각하며 글을 쓰는 데 있다. 이문열의 글이 힘과 설득력을 갖는 것은 이런 '특정 유형의 독자'를 올바로 설정하고, 창작 기간 내내 그들과 대화하는 심정으로 계속하여 글을 검토해 나가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문열은, 독자를 올바르게 상정하는 것은 모든 창작의 출발이자 창작의 전 과정을 시종 버티게 해주는 힘이라고 말한다. 스스로 독자이던 시절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그의 말도 같은 맥락이다.
이문열 문학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우리가 역사에서 혹은 종교에서 혹은 학문에서 흔히 빠질 수 있는 이데올로기나 신념이나 이론체계에 대한 섣부른 믿음을 끊임없이 경계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진보적 문인들로부터 종종 `지식인의 회의주의`로 비판받기도 했으나, 지식인 사회의 주된 흐름에 반기를 들고 그에 대한 반성과 회의의 기회를 제공해왔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 외에도 장편소설 <젊은날의 초상>, <영웅시대>, <선택>, <아가>, <황제를 위하여>, <변경>, <레테의 연가>, <대륙의 한> 등과 평역소설 <삼국지>, <수호지>등이 있으며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스페인, 그리스 등지에서도 다수의 작품이 번역,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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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 / 신들메를 고쳐매며
책머리에
1장 신들메를 고쳐매며
신들메를 고쳐매며
들린 시대의 아이들에게
1. 패러디의 불행한 종말
2. 새로운 광장 - 인터넷
3. 우리 시대의 망령 - 포퓰리즘
4.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들
2장 읽으며 생각하며
다시 읽게 되는 두 명구 / 오판의 비극 / '정관정요'의 가르침 / 알키비아데스의 개꼬리 / 문명의 공존 / 현대 과학과 아나키즘 / 시대를 앞서 간 여자들의 거짓과 비극의 역사 / 그가 돌아왔다 / 어허, 자하헌의 이 어른들 / 신세대 병사가 겪는 남북 분단 / 지하로부터의 수기 / 시절이 하 수상하니 / 성과 속 / 아직도 보배로운 글들 / 중국 문학에서의 판타지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한병태에게
3장 시속과 더불어
한국은 있다 / 문화와 전문성 / 인수해서는 안 될 것들 / 홍위병을 돌아보며 / 우리가 홍위병을 떠올리게 되는 이유 / 폭력의 제도화 / 공자가 죽었으니 나라가 살까 / 망해 가는 말 / 세계 최고와 세계 최저 / '삼국지'는 안 된다고 / 천 년 고도의 위기 / 아직도 늦지 않다 / 우리 현대 문학 속의 '현대문학' / 바벨탑 혹은 40인의 도적
4장 시대에 부치는 글
역사와 관점 / 20세기를 보내며 / 아돌프 히틀러 독일 제3제국 총통께 / 이민 사회의 한글 교육 / 새 안목과 의식의 성년 문화 /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 아아, 즈믄 해가 저문다 / 한국 소설과 동아시아적 서사 양식 / 전환기의 글쓰기 / 이 봄에 띄우는 귀거래사
5장 낯선 길 위에서의 상념
나는 시베리아로 간다 / 역사가 숨 쉬는 블라디보스토크 / '쇠로 된 낙타' 등 위에서의 사흘 밤 / 바이칼, 오래 눈시울에 찍혀 있을 호수 / 눈보라 치는 동쪽의 파리, 이르쿠츠크 / 시베리아 횡단 열차 안 풍경 / 시베리아의 심장, 노보시비르스크 / 유형의 땅, 옴스크를 지나며 / 모든 러시아여, 모자를 벗어라 / 10년 만에 다시 찾은 바빌론, 모스크바 / 케임브리지 체류기 / 폭풍의 언덕에서 쓰다듬는 내상 / 신과 사람이 만든 대륙의 연꽃, 이집트 |
 | 유대인들은 수천 년 수난의 역사를 겪으면서도 끝내 자신들의 정체성과 동질성을 지켜 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들은 여러 제국으로부터 제 살던 땅에서 내몰렸으나 때가 오면 어김없이 옛 땅으로 돌아가 나라를 되살린다. 이집트, 아시리아, 로마, 그리고 히틀러의 제3제국에 이르기까지 그들을 멸망시켜 흩어 버렸던 제국은 모두 사라졌지만, 그들의 나라 이스라엘은 2천 년 만에 오히려 부활하였다. - p. 175- |
 나 돌아가리.
방금 빠져 있는 부질없는 시비에서 벗어나는 대로 나 떠나온 곳으로 되돌아가리.
모두 훌훌 털고 돌아가 쓰고 꿈꾸고 사랑하며 살리.
때로는 나 떠나오기 전처럼 읽고 그리워하고 가슴 저려하며 살리.
- 작가의 말中에서 |
  | << 이문열씨 산문집서 盧정권 비판 >> [한국일보 / 김지영] | | “남한 사회에는‘보수=수구기득권’이라는 이상한 등식이 있다. 분단체제와 산업화의 그늘에서 비롯됐을 텐데, 나는 그것이 고려해야 할 것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문열(56)씨는 우리사회에는 보수층에 대한 오해가 있다고 말했다. 10일 산문집 ‘신들메를 고쳐매며’(문이당 발행) 출간 기념회에서 이씨는 자신의 보수 성향에 대해 “젊은 날부터 갖고 있던 입장이다. ‘다른 사람이 말할 때 내가 참았던 것’은 바로 그런 성향 때문”이라면서 “그랬던 것이 1980년대 후반부터 ‘적개심 서린’ 발언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문단에는 진보 문인이 절대 다수가 아니냐면서“이데올로기가 첨예하게 대립되던 과거에는 보수의 지분이 남아 있었던 게 사실이나 지금은 ‘순수_참여’의 명목상 대립마저도 없다”고 주장했다. “문단에서 내 입장에 함께 묶이는 사람도 없고, 묶이려는 사람도 없지 않은가.”
‘신들메를 고쳐매며’는 이씨가 ‘시대와의 불화’ 이후 12년 만에 펴낸 산문집이다. 그 중 제1장은 기존에 발표한 글이 아니라
새롭게 DJ와 노무현 정권, 그리고 그 지지자들에 대한 비판한 것이어서 다시 한번 그의 글을 놓고 보혁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책에서‘우리 사회에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의 망령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특히 ‘엘리트리그에서 시드 재배정을 받지 못했던’ 해외 유학파가 최근 ‘네거티브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그들에게는 서울대 출신이거나, 반(反) 김대중 또는 제도권 동조적이거나, 영남 출신 또는 친(親)영남 정서를 가진 사람들이 네거티브 대상이라고 조목조목 꼽았다. 노무현 정권이 포퓰리즘을 정책이 아닌 정권의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갈파한 이씨는 “노무현 대통령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그를 만든 세력의 비합리성과 악성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두에서 문학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으면서도 산문집의 내용이 현실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 아니냐는 질문에 “모진 말로 겨루겠다는 의도를 갖고 쓴 건 아니었다. 내 말투가 격하긴 한가 보다”라고 말했다.
홍위병 논란과 책 장례식 사건 등으로 뉴스메이커가 돼온 그는 “나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내 어투가 격렬하고 표독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책은 내가 세상을 보고, 생각하고, 걱정하는 것을 썼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책 장례를 할 수 있는 이들은 사람을 산 채로 땅에 묻을 수도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모질게 마음먹었다면 그런 생각까지 그대로 글을 써야 했을 것이다.”
한나라당 공천심사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이문열씨는 “일주일 간 고민했다. 민음사 박맹호 사장이 ‘이번에는 멋 부릴 여유가 없다’고 말한 게 큰 참고가 됐다”고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심사를 해보니, 어떤 사람을 영입하는가가 중요한 문제인 듯 보이지만 그것은 자기방어차원”이라면서 “이미지를 쇄신하려면 어떤 사람을 ‘날리는가’가 중요하다. 4년 뒤에 살아 남을지 그렇지 않을지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이씨는 “1980년대를 소설로 형상화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현대사의 모습이 가장 첨예하게 드러나 할 얘기가 많은 시대”라고 말했다. 또 “나이를 먹으니 여성이라는 존재가 물화(物化)ㆍ객관화한다. 여성과 사랑, 섹스를 주제로 한 소설도 쓰려고 한다. ‘여인들을 보내며’라고 가제목도 달아놨다”고 밝혔다.
이문열씨는 “산문집을 새로 내고 문학에 잠기기로 결심하면서 귀향 혹은 칩거 선언이라도 해야 하는데 말이 먼저 나갔다. 새로운 논쟁이 벌어진다 해도 앞으로는 나 자신을 소모하지 않을 것”말로 입을 닫았다
| | << 포퓰리즘 유령이 떠돌고 있죠 >> [매일경제신문 / 허연] | | "시민단체에서 발표한 낙천대상자 명단, 참고 안할 겁니다.
차라리 역 참고를 할 생각입니다 ."
최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으로 신문지면에 자주 오르내리는 소설가 이문열 씨(56)는 시민단체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최근 발간한 산문집 `신들메를 고쳐매며`(문이당 펴냄) 때문에 만든 간 담회 자리였지만 때가 때인지라 정치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그는 이번 산문집에서도 노무현 정권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비난한 대 목을 옮겨보자.
"21세기 벽두의 한국에 포퓰리즘이란 유령이 떠돈다.
재작년 대통령 선 거로 한층 날개가 자란 그 유령이 나라 정치판을 활갯짓하며 휘젓고 다 닌다 ."
문인의 산문집에 너무 정치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 에 이씨는 반색을 하며 대답했다.
"내가 사는 사회에 대한 발언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노무 현 개인이 마음에 안든다기보다 노무현을 만든 세력이 마음에 안듭니다 ."
그는 페미니즘 논쟁, 홍위병 논란, 책 장례식 등 지난 몇 년 간 겪은 진보세력과의 갈등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건강이 많이 상했어요. 그 이전에는 없던 고혈압과 당뇨가 찾아왔어요 . 그 때부터 할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 책도 그 연장선 상에서 쓴 것이에요."
그의 독설은 계속 이어졌다.
"젊은이들 뒤에 숨어서 자기 이익을 챙기는 기성세대가 문제예요. 자신 들의 비뚤어진 심기를 진보나 개혁으로 포장하는 것이죠."
그는 책에서 우리의 시대상황을 쇄락해가는 `그리스 문명의 후기`쯤에 속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것의 증거로 이씨는 패러디 문화와 인터넷 문 화를 꼽았다.
기존 문화가 늙고 지친 자리에 가볍고 선동적인 문화가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얼마 전 "한나라당은 싹수가 노랗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이씨는 " 시간이 지나면서 한나라당의 미래를 낙관하게 됐다"고 말했다.
"보도 자체가 약간 과장된 것이었어요. 누가 봐도 당시 한나라당의 상 황은 비관적이었지요. 그런데 더 지켜보니까.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더 군요."
이씨는 건전한 보수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치 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는 않는 것 같았다.
"자유분방하게 살던 사람이 아침 7시에 하루를 시작해야 하고, 정치인 들의 읍소에 시달리고 이거 못할 짓이에요. 사람들이 혹시 그러다가 직 접 정치판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택도 없는 소리예요. 정치는 절대 안합니다 ."
이씨는 현재 여자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소설을 구상중이다.
새롭게 구 상중인 소설 이야기가 나오자 기자 중 한 명이 요즈음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강금실 법무장관을 여성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강 장관이요. 좋은 분 같아요. 잘 모르지만 인상이 참 좋더군요."
이번 책에서도 그는 이 같은 사실을 암시한다.
제목에 포함된 `신들메` 라는 단어는 먼길을 갈 때 신발을 단단하게 고정시키기 위해 짚신이나 고무신 위를 동여매던 끈을 뜻하는 말이다.
이씨는 "공천심사가 끝나면 다시 끈을 동여매고 문학의 길을 갈 것"이 라며 자리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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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작품개요 >> | | ※ 산문집 『신들메를 고쳐매며』는 전체 다섯 장으로 나뉘어 있다.
서두 격인 1장 「신들메를 고쳐매며」에서는 ‘들린 시대의 아이들에게’란 제목으로 곧 뒷세대로 물러나야 할 작가가 다음 세대를 책임져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당부와 우려가 실려 있다. 소제목으로 ‘1.패러디의 불행한 종말’에서는 후기 문화의 징후로서 패러디의 번성과 해체를 살펴보고, 사회 전반에 걸쳐 벌어지고 있는 네거티브 현상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그리고 창조성이 결여된 채 기성 문화를 부정하고 거부하기 위한 제도로서의 네거티브의 특성과 그것의 정치 집단과의 정책 연합을 통해 이루어진 전이(轉移)에 대해 알아본다. 또한 ‘2.새로운 광장-인터넷’에서는 인터넷이란 새로운 광장의 특성과 타락, 그 역기능에 대해 살펴보고, ‘3.우리 시대의 망령-포퓰리즘’에서는 포퓰리즘의 정의와 우리 사회에서의 위험성에 대해 진단하며, ‘4.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들’을 통해 이러한 현 세태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하지 말아야 함을 경고하고 있다.
2장 「읽으며 생각하며」에서는 독서를 통한 작가의 사유를 엿볼 수 있다. 나라가 다르고 처해 있는 상황이 달라도 음미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명구(名句)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고대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 『정관정요』의 가르침, 아테네의 정치가 알키비아데스의 일화 등을 통해 이 시대에 주는 교훈을 되새기고 있다. 또한 『문명의 공존』과 『문명의 충돌』의 이론에 대한 비교, 『현대 과학과 아나키즘』,『시대를 앞서 간 여자들의 거짓과 비극의 역사』,『오래된 정원』,『DMZ』,『지하로부터의 수기』,『펠로폰네소스 전쟁사』,『성과 속』,『고문진보』,『요재지이』를 읽고 난 작가의 독자로서의 후기가 잘 그려져 있다.
3장 「시속(時俗)과 더불어」에서는 요즘 상황과 맞물린 작가의 심경이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다. 미국, 일본과 중국 사이의 한반도에 대한 실제적인 조명과, 아울러 현 정권에 대한 견해, 그리고 일명 홍위병 논란과 책 장례식 사건에 대한 작가의 주장도 담담하게 펼쳐진다. 또한 전문성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는 우리 문화의 단편에 대한 우려와 함께, 세계적으로 고유한 우리 민족의 전통과 문화, 그리고 환경을 지켜내고자 하는 열의에 대해서도 표명하고 있다.
4장 「시대에 부치는 글」에서는 즈믄 해를 보내고 새로운 세기에 전하는 작가의 바람이 담겨져 있다. 삼국 시대 ‘신라’에 대한 역사관, 아돌프 히틀러에게 고하는 편지, 한글 교육의 중요성과 ‘새 안목과 의식의 성년 문화’, ‘한국 소설과 동아시아적 서사 양식’에 대한 조명, 그리고 ‘20세기를 보내며’ 바라는 묵은 것들의 청산과 밝은 미래에 대한 소망 등을 피력한 글들에서 작가의 연륜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또한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를 통해 작가의 문학관에 대한 성찰을 가늠할 수 있다.
5장 「낯선 길 위에서의 상념」에서는 작가의 여행 체험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생생히 전해져 온다. 소제목들을 나열해 보면 이렇다. 나는 시베리아로 간다 / 역사가 숨 쉬는 블라디보스토크 / ‘쇠로 된 낙타’ 등 위에서의 사흘 밤 / 바이칼, 오래 눈시울에 찍혀 있을 호수 / 눈보라 치는 동쪽의 파리, 이르쿠츠크 / 시베리아 횡단 열차 안 풍경 / 시베리아의 심장, 노보시비르스크 / 유형(流刑)의 땅, 옴스크를 지나며 / 모든 러시아여, 모자를 벗어라 / 10년 만에 다시 찾은 바빌론, 모스크바 / 케임브리지 체류기 / 폭풍의 언덕에서 쓰다듬는 내상(內傷) / 신과 사람이 만든 대륙의 연꽃, 이집트. 제목들에서 알 수 있듯이, 세계 각지의 생소하거나 조금은 익숙한 곳곳을 여행하며 직접 보고 듣고 겪은 바가 작가의 감상과 어우러져 독자들에게 신선함을 더해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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