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 평화가 넘실대는 푸른 섬마을에 가고 싶다. 정적 흐르는 달밤에 충무공처럼 사색에 잠기고 싶다. 넓은 들과 그윽한 황톳길, 명사십리를 걷고 싶다. 자연과 생명력이 살아 있는 섬에서 건강하고 창조적인 나로 다시 태어나는 여행.
이 책은 최고의 여행전문기자 최성민이 아름다운 문장, 살아있는 글로 완성한 속 깊고 감각 있는 여행기를 담았다.
최성민
최성민은 '한겨레신문' 여행란에 10년 넘게 집필해 오며 자연주의 여행으로 한국 여행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다른 여행서나 여행글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수려한 풍치나 별미 등을 집중 부각히키며 의미 없고 무분별한 여행을 선동하는 데 반해 최성민의 글은 이 땡의 자연현실과 여행문화에 대해 비판과 창조적 대안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1] 서해
1. 북녘 땅과 눈인사 나누는 환상의 섬
2. 이북 땅이 한 뼘 거리에....
3. 모래 알알이 그리움, 화엄의 서해 품속으로
4. 이 섬엔 정말 자유가 있을까?
5. 서울 사람들이 새로운 '섬 드라이브' 여행지
6. 세상일 갑갑할 때 맨살 맨몸의 그 섬에 가고 싶다
7.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충청도 게낚시의 섬
.....
[2] 남해
1. 바다 물결 고운 것과 계집 눈매 고운 것 맏지 말라
2. 알려지지 않아서 이상스런 섬
3. 멸치 꼬리 따라 몰려오는 삼치대와 영샘이 아부지 배
4. 서,남해의 물살이 소용돌이치는 바람따지, 그곳에 맹골도가 있다
5. 그 섬에 가면 애 배 나온다
6. 넓은 들, 그윽한 황톳길 고샅, 그리고 <서편제>
7. 명사십리의 원조와 세계적인 파도타기 마당
.....
[3] 동해와 제주...
1. '어화', 밤바다에 내려온 은하수 물결
2. 일본 독도 영유권의 허구성을 말해 주는 진짜 '다케시마'
3. <간산도> 전설의 꿈이 서린 우리 땅 동쪽 지킴이
4. 제주도 가는 길목, 풍성한 섬들의 모임
5. 뭍 사람이 그리워 자리를 못 뜨는 '섬 속의 섬'
6. '꿈꾸는 섬' 흰 파도의 속삭임
7. 바다가 열린다. 섬에 대한 애끊는 동경이 감동으로 변하는 순간
낙월도
어떤 시인은 우리말 가운데 '바다'가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산'하면 발음이 금방 끝나버리지만 '바다'란 말은 막힘이 없기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수평선을 이고 한없이 펼쳐지는 바다는 자연의 풍성함, 장중함, 부드러움과 억셈, 빨주노초파남보 들을 모두 품에 안고 있다.
바다라는 말이 아름다워서일까? 우리 나라의 하고많은 섬 가운데는 예쁜 이름도 많다. 가거도, 비진도, 격렬비열도, 독거도, 맹골도, 마라도, 여서도....
'진달이 섬' 이라는 애칭을 가진 '낙월도'라는 이름도 무척 시적이다. '달이 지는 섬(월낙도)'이라 하지 않고 '진달 섬' 이라고 한데서는 문법의 창의적 유연성까지 엿볼 수 있다. 영광 법성포 쪽에서 섬 위로 달이지는 모습을 보면, 달이 지는 모습을 보면, 달이 바다에 딸어지는 것 같기도 같기도 하고 섬 자체가 지는 달과 비슷하다고 헤서 붙여진 이름이다.
낙월도에 사람이 처음 들어와 살기 시작한 것은 서기 600년 무렵부터다. 백제가 망하자 왕실과 귀족의 후손들이 피신해 들어온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진월도'라 불리다가 1896년에 낙월도로 개칭됐다. 그러나 섬 사람들 사이에는 늘 '진달래 섬'으로 불리어 왔다. 그러나 오늘의 낙월도는 섬 이름이 주는 환상적인 아름다움과 '떠나는 섬'이라는 시대의 아픔을 함께 걸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