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권위의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이 82∼84년 강의한 내용을 87년 그의 사망뒤 엮은 신화입문서로 인류가 걸어온 길을 보여주는 신화의 세계를 유려한 문장으로 재미있고 쉽게 서술했다. 신화는 인류가 누리는 삶의 뿌리이며, 그 뿌리에서 자라온 것이 인류의 역사이므로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 신화 분석을 통해 인류의 역사에 대한 반성과 함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조지프 캠벨은 어린 시절부터 신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아메리칸 인디언에 관한 책을 즐겨 읽었으며, 뉴욕 맨허튼에 있는 미국 자연사 박물관의 한 코너에 있는 토템 기둥에 특히 매료되었다. 그는 1925년과 1927년에 콜럼비아 대학교에서 중세 프랑스어와 산스크리트어를 공부하였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동안에는 존 스타인벡과 생물학자 에드 리켓츠와 교류하였다. 1934년에는 캔터베리 스쿨에서 가르쳤으며 사라 로렌스 대학교의 문학부에서 오랫동안 교편을 잡았다. 1940년대와 50년대에는 스와미 나킬라난다를 도와 우파니샤드와 『스리 라마크리슈나의복음』을 번역하였다. 『신화의 힘』, 『신화의 세계』,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신화와 함께 살기』, 『야생 수거위의 비행』, 『신화적 이미지』 등의 저서들을 통하여 왕성한 지적 연구 활동을 펼쳤던 석학 캠벨은 1987년에 죽었다.
1. 서론 2. 전설 속에서 사는 사람들 : 아메리카 인디언의 신화 3. 우리는 바다에서 무기를 씻었다 : 신석기시대의 신들과 여신들 4. 파리오의 지배 : 이집트, 출애굽 그리고 오시리스 신화 5. 성스러운 원천 : 영구불변의 동양철학 6. 정각에 이르는 길 : 불교 7. 이드에서 자아로 : 쿤달리니 요가(1) 8. 심리학에서 영적인 것으로 : 쿤달리니 요가(2) 9. 천상계로의 하강 : 티베트 사자의 서 10. 어둠에서 광명으로 : 고대 그리스의 신비 종교 11. 길은 없었다 : 아서 왕 전설과 서양의 길 12. 고상한 마음 :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궁정연애 13. 성배를 찾아서 : 파르치팔 전설
성배를 찾아서 : 파르치팔 전설
천사들 가운데 가장 오만한 루시퍼는 신의 최고의 피조물인 인간에게 머리를 숙이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에 앞서 신은 '오직 나만을 섬기라' 고 말했었다. 그런데 그는 규칙을 바꾸어 '인간을 섬기라' 고 명령한다. 루시퍼는 머리를 숙이려 하지 않았다. 기독교의 해석에 따르면 그는 오만함 때문에 머리를 숙일 수 없었다. 루시퍼는 인간에게 머리를 숙이지 않았다. 이슬람 시아파의 해석에 따르면, 그는 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머리를 숙이지 않았다. 루시퍼는 신 이외의 어떤 자도 섬길 수 없었다. 따라서 지옥의 사탄이 신을 가장 깊이 경배하는 자이다. 그것은 그렇다 치고 천국에서 이런 싸움이 있고 나서 천사의 일부는 하느님 쪽에 다른 일부는 루시퍼쪽에 붙었다. 대립물이다. 형이상학적인 신비는 모든 대립물을 초월한다. 선과 악의 대립물 속에 있는 한 당신은 윤리의 영역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아담과 하와는 선과 악의 차이를 알았다는 이유로 낙원에서 추방되었다. 자연은 선과 악을 구별하지 않는다. 중립적인 천사들은 하느님 쪽에도 루시퍼 쪽에도 서지 않았다. 그래서 볼프람은 파르치팔 이라는 이름을 "골짜기의 가운데를 가로지는 자"대립물의 중간을 가는 자로 해석한다. 이것이 이단이다. 우리는 곧장 영지주의 전통의 세계로 들어간다. 볼프람은 모든 행위의 본질이 흑백을 가르는 데에 있음을 강조하는긴시로써 성배 이야기를 시작한다. 모든 행위는 선과 악의 양면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볼프람은 모든 일은 두가지 결과를 낳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선에 따르는것 그것밖에 없다고 말한다.
<< 동서양 뛰어넘는 비교 신화학 입문서 >> [한겨레신문 / 안정숙기자]
조지 루커스는 조지프 캠벨(1904~1987)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고 <스타워스>를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캠벨은 미국의 비교신화학자. <신화의 세계>는 미국 공공방송 PBS에서 82년부터 84년까지 방영한 그의 강연내용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90년에 미국에서 출간됐으니 그의 유작인 셈이다.
아메리카 인디언과 이집트의 오시리스 신화, 불교의 세계와 요가, <티베트 사자의 서>등에 관한 캠벨의 관심과 해석이 특히 눈에 띈다. 고대 그리스와 아서왕 전설, 성배를 찾아헤매던 중세 파르치팔 전설 등 서양의 신화 앞쪽에 아메리카 원주민과 동양이 배치된 건 전혀 우연이 아니다. 그는 자연정복 사상과 배타성에 기초한 기독교 보다는 자연과 공생하던 고대 동양 신화에서 인류가 회복해야 할 가치를 발견했다.
캠벨은 '우리는 언제나 신을 일종의 사실로서 생각한다. 그러나 신이란 단지 초월과 신비를 상징하는 우리들 자신의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기독교에 대해서도 그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 비교신화학 입문서에서 신화뿐 아니라 인류의 역사가 선명하게 눈에 잡히는 것도 그런 시각 때문이다.
<< 역사에 대한 반성과 미래의 메시지 >> [중앙일보 / 편집부]
세계 최고 권위의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이 82∼84년 강의한 내용을 87년 그의 사망뒤 엮은 신화입문서. 인류가 걸어온 길을 보여주는 신화의 세계를 유려한 문장으로 재미있고 쉽게 서술했다. 신화는 인류가 누리는 삶의 뿌리이며, 그 뿌리에서 자라온 것이 인류의 역사이므로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 신화 분석을 통해 인류의 역사에 대한 반성과 함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이념을 벗어던지니 신화가 있었네 >> [경향신문 / 김중식기자]
이제 대도시에서는 사람과 우주 사이의 완전하고도 자연스런 관계를 느낄 기회가 없다. 일부「도사」들만이 자아와 우주의 합일을 경험한다고 한다. 그러나 신화 속에는 저 하늘의 독수리가 아프면 내 마음이 아프고, 땅이 병들면 내 몸도 병드는 이야기가 흘러넘친다. 그간「과학의 이름으로」라는 인간이성의 농간 탓에 박해받았던 신화가 거대담론들이 무너지면서 부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화 관련서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기왕이면「명저」나「고전」을 읽는 게 보다 짧은 시간에 보다 많은 정보와 감동을 얻는 지름길이 아닐까. 세계최고 신화학자의 한명으로 손꼽히는 미국 조지프 캠벨(1904∼87)의 유고(遺稿)인「신화의 세계」(까치출판사)가 번역돼 나왔다. 이 책은 캠벨이 82∼84년 미국 각지에서 강연한 내용을 그가 죽은 뒤 90년 묶여나온 것. 캠벨의 연구성과와 사유가 온축(蘊蓄)된 총결산이면서도 쉽게 설명된 입문서다. 과학전문 번역모임「과학세대」 옮김. 캠벨은 신화만 이야기할 뿐이지만 현대문명과 인류역사에 대한 비판·경고를 강하게 전하는 힘을 지녔다. 남의 민족·종교·신화를 배척하는「비도덕」에 끈질기게 저항한 저자의 입장은 이 책에서도 남을 억압하지 않는 신화·종교에 대해 더 많이 할애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이를테면 신비적인 차원은 선악을 초월해서 존재한다. 선악은 윤리적인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서양종교는 선악을 강조하고 동양에서는「부채」「변제」 같은 윤리적 개념 대신「광명」 등 신화적인 단어를 사용한다. 서양은 늘「편가르기」를 시도했지만 동양과 기독교 이전의 대부분 서양에서는 우주와의 교감을 중시했다. 캠벨은 인간은 초월적 신비로부터 태어나지만 자라면서 사회가 씌워주는「원초적 가면」 탓에 비극을 안고 살게 됐다는 메시지를 전한다.「페르소나」(인격이라는 라틴어로서 이데올로기와 가면 체제를 뜻함. 본래 연극배우가 쓰던 탈)을 벗어던지니 과연 그곳에 신화가 있음을 암시한다. 이 책은「전설 속에서 사는 사람들--아메리카 인디언의 신화」「그리고 우리는 바다에서 무기를 씻었다--신석기시대의 신들과 여신들」「파라오의 지배--이집트, 출애굽 그리고 오시리스 신화」「성스러운 원천--영구불변의 동양철학」「정각(正覺)에 이르는 길--불교」「이드에서 자아로--쿤달리니 요가(1)」『천상계로의 하강--티베트 사자(死者)의 서(書)」「어둠에서 광명으로--고대 그리스의 신비종교」「길(道)은 없었다--아서 왕 전설과 서양의 길」「고상한 마음--트리스탄과 이졸데의 궁정연애」「성배를 찾아서--파르치팔 전설」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이 책은 소년시대부터 83세에 죽을 때까지 세계의 종교와 신화를 연구하고 그것으로부터 삶의 실마리를 찾는 작업을 게속해온 캠벨의 오랜 연구와 사색의 성과를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는 캠벨이 세계 각지의 신화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체득한 생활의 아름다운 지혜가 캠벨 자신의 육성으로 곳곳에 아로새겨져 있다. 이 책은 비교신화학의 "입문서"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이 책이 우리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동양의 종교사상에 대한 캠벨의 연구가 대체적으로 잘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