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과거를 다루는 것이지만 과거를 위한 것은 아니다. 결국 역사는 온르과 내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다. 어두운 역사의 밤중에 빛을 남긴 분들의 참 모습을 제대로 안다는 일은 바로 오늘의 어둠을 밝혀줄 빛을 탐구하는 작업으로 통한다. 이 책은 시련과 고통의 역사를 겪어오면서 민중의 고통 속에 자신을 몰입시킨 채 인간적 당위와 희망을 부르짓었던 김동길 교수의 수필들을 엮었다. 여기에는 나라와 민중에 대한 실천, 신념에 바탕을 두고 당대의 권력이나 기성관념에 도전한 용기, 그로 인한 박해와 희생의 감수 등이 절절히 스며 있다.
김동길
철학박사로 1928년 평남 맹산에서 출생하였다. 연희전문 영문과, 미국 에반스빌대 역사학과를 졸업했고, <연세춘추>편집인 겸 주간을 역임하였다. 연세대에 재직중 1974년 대통령 긴급조치 1, 4로 위반 혐의로 구속, 교수직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연세대 교수를 역임하였다.
저서로 <같은 우리 앞에 있다>, <끝이 없는 이 길을>, <대통령의 웃음>, <하늘을 우러러>외 다수가 있다.
- 김동길 론 / 한승헌
1. 아버님 생각
2. 한평생을 웃음으로 / 나의 어머니
3. 크롬웰의 꿈
4. 사랑을 가르친 페스탈로치
5. 루터의 흥분
6. 바울의 일생
7. 독야청청 이상재
8. 월슨의 비극
9. 인도의 양심 / 간디
10. 걸어서 정상에 오른 벤저민 프랭클린
11. 갈릴레오는 무픔을 꿇어도
12. 봉사로 일관한 꾀꼬리 나이팅게일
13. 그리운 사람 강성갑
14. 월슨 호숫가의 소로
15. '바보' 이순신
......
- 연보
'바보' 이순신
한국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을 이런 저런 모임에서 던지게 되면 그 답은 대대 한 인물로 낙착되게 마련인데, 그는 다름 아닌 충무공 이순신이다. 이순신은 벼슬하던 집안의 셋째 아들로 1545년 봄 서울 건천동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비록 가난한 선비이기는 했으나 벼슬하던 가문에서 태어낫다는 것은 오늘의 우리는 상상도 못할 만큼 중요한 사실이다. 만일에 그가 농사꾼의 아들이나 장사치의 자식으로 태어났더라면 아무도 출중한 재능을 타고났다 하여도 충무공이 되지는 못하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를 한답시고 어언 30년의 세월을 보낸 오늘에도 한국인의 의식 속에 문벌이라는 것이 이토록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하물며 지금부터 400여 년전의 일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그는 덕수 이씨로, 고려초에 중랑장을 지낸 돈수의 12대손이라는 사실도 매우 중요하다. 충무공보다 아홉 살 위인 율곡이 같은 덕수 이씨라는 사실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 시대의 당쟁과 정치적 부패를 개탄하며 민중을 구제할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하기에는 여념이 없었던 율곡-특히 '10만 양병설'을 주장하여 장차 있을 '임진왜란'에 대비코자 했던 율곡이 충무공과 종씨라는 사실은 무엇인가 우리에게 시사하여 주는 것이 있다. 충무공은 젊어서 율곡과 내왕이 있었고, 거의 영향을 받은 바가 적지 않으리라고 일찍이 국사학자 홍이섭이 밝힌 적이있다. 이순신은 본시 글에도 뛰어난 재간을 지녔지만 과거는 무과를 택하여 서른 두 살에 급제하여 낮은 자리, 보잘것 없는 직책만을 얻어 전전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