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전통 그리고 장인정신을 이어가는 사람들
장인, 그는 생명과 사물의 이치, 그 결을 따르는 사람이다. 그것이 지혜다. 지혜란 삶을 깊이 통찰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는 결코 억지로 자연의 순리를, 그 바탕을 거스르는 무리를 범하지 않는다. 이는 마치 제재소에서 기계로 켜는 나무가 대부분 크기와 규격에 따르는 것에 비해 능숙한 목수가 손으로 다듬는 나무는 그 결을 따르는 것처럼 그는 일이 되어가는 과정과 그 결을 알고 이에 따르는 사람이다.
장인은 전통을 계승하는 사람이다. 전통이란 인류가 자연과의 관계에서 지속적인 삶을 이어가는 생태적 삶의 지혜다. 이 땅에서 살아오던 조상들의 슬기와 토착적 기술을 이어받아 전해 내려오는 전통을 지키려는 마음, 그것이 장인정신처럼 밑바탕인 것이다.
전국귀농운동본부
민경수 / '귀농통문' 편집위원.
안혜령 / '귀농통문' 편집위원, 충북 괴산에서 텃밭농사를 짖고 있다.
남여정 / '귀농통문' 편집위원, 경기 양평에서 목화농사를 지으며 무명낳이를 배우고 있다.
홍문국 / '귀농통문' 편집장.
안철환 / '귀농통문' 편집위원, 경기 안산에서 텃밭농사를 짓고 있다.
백승우 / '귀농통문' 편집위원, 강촌 춘천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최규혜 / '귀농통문' 편집위원.
- 이 시대, 생태적 장인을 꿈꾸며
1. 아기 할매
2. 유기농산물로 만든 우리의 과자, 학성한과
3. 자연의 색을 깨우는 천연 염색
4. 두리실마을의 무명 낳는 직녀들
5. 마음 가득 '정성'과 '자부심'으로 만든 우리 옷
6. '등 따습고 배부른' 행복의 자리, 구들
7. 과학과 예술의 조학, 옹기
8. 어느 집공예가의 인생 유전
9. 자연 그대로를 자연의 방법으로 만드는 전통 목공예
10. 3대째 한 세기를 이어노 대장간
11. 자원과 생명초의 재창조, ？
12. 오래가고 몸에도 좋은 자연칠, 옻
13. 주검을 다루는 정성스러운 손길
유기농산물로 만든 우리의 과자, 화성한과 (42 ~ 43 P)
유기농산물을 재료로 하며 전통 방법으로 만든 화성한과
한살림이나 생협 회원이라면 화성한과의 명성을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으리라. 화성한과는 유기농 쌀, 우리밀, 국산 잡곡 등을 원료로 사용해서 우리의 전통 과자인 한과를 생산하고 있는 조금은 색다른 업체이다. 화성한과 대표인 강석찬 님께 다른 한과 업체들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을 부탁드렸다.
"제일 처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유기농산물을 원료로 한다는 점이에요. 찹쌀과 멥쌀, 야채 종류는 전부 무농약 또는 유기재배 인증을 받은 것으로 하고 있고, 잡곡은 국내에서 생산된 햇잡곡을 쓰고 있어요. 물론 밀가루도 우리밀이고요. 그리고 두 번째로 각종 호학 첨가제는 일절 넣지 않는다는 거거든요. 방부제라든지, 발색제랄지, 식용색소, 또는 무슨 향, 무슨 맛 하는 향료, 그리고 발효제 이런 것들이죠.
한과 자체가 찹쌀을 물에 불렸다가 발효를 시켜야 되는 거거든요. 발효가 굉장히 중요하면서도 어려워요. 나이 드신 할머니들한테 얘길 들어보면, 유과나 산자 같은 걸 할 때는 소복을 입고 한다 그러거든요. 하얀 소복을 입고 온 정성을 다 들여서 해야, 그래야 부정타지 않고 과자가 제대로 만들어진다고. 그만큼 이게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거죠. 그런 건데, 요즘은 이걸 쉽게 하는 이스트라든지 베이킹 파우더라든지 이런 걸 사용하는 거죠. 근데 저희는 이런 걸 넣어서 강제 발효한 것하고 자연발효 시킨 것하고는 맛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발효제도 쓰지 않아요.
<< 생활 속에서 생활의 필요에 의한 장인들을 담고 있다 >>
장인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예술적인 장인들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장인보다 실생활에서 필요한 실용적인 장인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그래서 지나간 기술이 아니라 얼마든지 지금도 활용할 수 있고 그래서 반드시 복원해야 할 기술들을 담고 있다. 실생활에서 필요한 기술이라고 하면 식의주를 장만하는 기술이 기본일 것이다. 하지만 역시 태어남과 죽음이 인생의 처음과 끝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제일 먼저 조산사를 소개하고 마지막에서는 염장이를 소개한다.
<< 누구나 큰 어려움 없이 따라 할 수 있는 기술을 소개한다 >>
생활에 필요한 실용적인 기술은 배우는 데 큰 장벽이 없어야 한다. 장벽이 크다면 그것은 실용적인 기술이 아니라 아주 특별난 전문가들만의 기술이 된다. 그렇다고 여기에 소개한 사람들이 별로 뛰어나지 않은 평범한 기술장이들이라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는 기술이면서도 또한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른 분들이기에 장인이라 부르는 데 전혀 손색이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은 분명 실용서는 아니지만 읽으면 배워보고 싶게끔 하는 충분한 동기 부여를 지니고 있다. 어떤 글에서는 직접 만드는 방법을 간단히 소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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