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 아버지! 제 효성이 부족하여 제 몸은 살아나고 아버지는 눈을 못 떳으니, 제가 다시 죽어서 옥황상제께 호소하여 아버지 눈을 띄우리다. 아버지!"
"내 딸이 살았다니 눈 못 떠도 한이 없다. 죽지 마라, 죽지 마.
내 딸 청아, 죽지 마라. 애고, 답답하구나! 제발 이놈의 눈을 좀 뜨자.
죽었다 살아 온 내 딸 청이 얼굴 좀 보자. 악!"
장철문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하였습니다. 1994년 <창작과 비평>겨울호에 시 <마른 풀잎의 노래>등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고, 시집<바람의 서쪽>과 동화<노루삼촌>을 펴냈습니다. 현재 어린이책 기획 및 집필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윤정주 (그림)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였습니다.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 <애벌레가 애벌레를 먹어요> <누가 웃었니?>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1. 고전의 재미 속으로 빠져 보자
2. 봉사의 딸로 태어나다
3. 어머니를 잃은 심청
4. 동냥젖을 먹고, 밥을 빌다
5. 공양미 삼백 석
6. 아버지와 이별하다
7. 인당수
8. 용궁으로 가다
9. 왕비가 된 심청
10. 뺑덕이네
11. 서울 가는 심 봉사
12. 맹인 잔치
-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읽는 작품 해설
인당수 (75~76 P)
어떤 귀신은 어두운 대나무 숲을 헤치고 나타났다. 소복을 입고 대숲에서 나온 두 여인이 슬피 울며 뱃전에 앉은 심청에게 손을 흔들었다.
"저기 가는 심 소저(젊은 여자를 점잖게 부르는 말)야, 먼먼 뱃길 조심해서 가거라."
또 어떤 때는 바다 가운데서 비바람이 몰아치며 찬 기운이 소스라치게 일더니 갑옷을 입은 장수가 나타났다. 장수가 홀연히 봉두난발(상투를 풀어 마구 흐트러진 머리. 옛날에 죄인들이 봉두난발하였음)한 차림으로 번하더니,
"원통하구나, 심청아! 너와 내가 같은 길을 가는구나. 나는 이대로 저승에도 못 가는 원혼으로 떠돌지만, 너는 먼 길 조심하여 다녀와서 귀한 몸 되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