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순간 온몸 구석구석에 느껴지는 작은 통증은 내가 살이 있음 느끼게 해준다. 내게 가까이 머물던 냉소와 허무는 언제부터인가 달리는 순간 더 멀리 달아나 버렸다.
마라톤은 어려운 친구였다. 하지만 그게 내가 그와 멀어지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사이 많은 목표를 넘어섰다. 하지만 아직도 새로운 목표들이 나보다 앞서 달리고 있다. 지친 몸은 이제 안락한 휴식을 갈망하지만 내가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달리면 달릴수록 삶의 새로운 목표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문환구
연세대학교 물리학과와 동대학원 졸업한 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와 고등기술연구원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고, 고등기술연구원에서 설치된 아주대학교 시스템공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 프롤로그
- 추천의 글
1. 내 안으로의 여행, 마라톤
2. 마라톤, 누구나 할 수 있다.
3. 마라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는 없다.
4. 함께 달린다.
5. 마음 먹은 만큼 달릴 수 있다.
6. 꼭 보스턴마라톤이어야 했나.
7. 나는 달린다, 그리고 때론 세상이 달린다.
- 참고문헌
탄생을 위한 뒤틀림 (97 ~ 98 P)
무언가 불편하다는 생각에 몸을 뒤척이는데 누군가 나를 흔들었다.
"구례에 다 왔어요!"
시계를 보니 새벽 4시가 갓 넘은 시각이었다. 전날 밤 11시 20분에 수원역에 출발하면서부터 소주 두 병를 마셨던 터라 몸이 무거웠다. 두 시간이나 잤을까? 구례역을 빠져나온 우리는 택시를 잡아탔다.
"화엄사로 갑시다."
택시기사는 아는 체 했다.
"산에 가시나 보네요?"
"네, 오랜만에 찾았습니다."
"허허, 좋지요. 첫 손님이시니까, 제가 인심 좀 쓰겠습니다."
택시 기사는 매표소 앞에서 우리는 내려놓지 않고, 화엄사 입구까지 실어다 주었다. 화염사 경내는 고요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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