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흉즉한 물건의 배를 갈라 보시면 반드시 저희의 말이 확인 될 것이옵니다. 그러나 소녀 자매를 불쌍히 여기셔서 법으로 진실을 밝혀 주시옵소서, 하오나 소녀들의 아버지는 본성이 착한 사람이오니, 부디 벌을 내리지 마시고 용서해 주시기를 바라나이다." 말을 마치고 홍련 자매는 일어나 부사 앞에 큰절을 드렸다. 그 때 푸른 학이 나타나 장화와 홍련을 태우고 하늘 한 가운데로 날아갔다. 정동호는 홍련의 말을 되새기며 자기가 허씨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닫고 더욱 분노하였다.
김별아 1969년 강을에서 태어났고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93년 <실천문학>에 중편 <닫힌 문 밖의 바람소리> 발표하면서 등단했습니다. 소설집 <꿈의 부족> <축구전쟁> <개인적 체험>등을 펴냈습니다.
권문희 (그림)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한국화를 공부했습니다. 그동안 <학교에 간 개돌이> <백구> <까치와 호랑이와 토끼> <개똥벌레 똥똥> <달님은 알지요> 등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 고전의 재미 속으로 빠져 보자
1. 장미와 연꽃 2. 불행의 시작 3. 무서운 음모 4. 장화의 죽음 5. 홀로 남은 홍련 6. 귀신 나타나다 7. 죄인을 찾아라 8. 다시 태어난 장화 홍련
- 어린이와 청소년이 읽는 작품 해설
장화의 말에 콧방귀를 뀌는 장쇠를 뒤로 하고, 장화는 후들후들 떨면서 연봇가로 다가갔다, 신발을 벗어 못가의 바위 위에 놓고 치마폭을 감싸 쥐었다. 발 밑에는 출렁거리는 시커먼 물이 입을 쩍억 벌리고 있었다. 장화는 밑을 내려다보다가 너무도 무섭고 끔찍하여 발을 동동 굴렀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정신이 반쯤 나가 버린 듯했다. 마지막으로 장화는 오던 길을 향하여 미친 듯이 울부짓었다. " 홍련아! 불상한 내 동생아! 나 이제 너를 두고 죽는다! 감옥 같은 집안에 너를 혼자 남겨 두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것으로 떠나니 쓰라린 이 간장이 굽기굽이 다 녹는구나! 홍련아! 제발 잘 살아라!" 장화가 홍련의 이름을 부르며 치마를 뒤집어쓰고 나는 듯이 푸른 물결 속으로 뛰어드니, 갑자기 물결이 하늘에 닿을 듯 솟구쳤다. 잔잔하던 숲 속에 싸늘한 바람이 불면서 달빛까지도 차갑게 흐려졌다. "어, 어!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 p. 4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