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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도서]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Dinner for 8 [절판] |
|   | 우리의 삶은 사실상 요리같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작은 부분에도 귀함을 알고 관심을 가져야 바르게 갈 수 있다. 테크닉을 익혔다고 연습을 게을리 한다면 훌륭한 연주가 나올 수 없듯이 균형 없는 삶이 행복할 리 없기 때문이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함께 나누는 것, 멋진 연주를 통해 많은 사람을 하나 되게 하고 다툼을 멈추게 하는 것이야말로 행복해지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
 | Starters - breakfast, soup & salad Korean food Meat & Fish Pasta & Risotto Sandwich & Desserts |
  | << 맛있는 교향곡 - 거장 정명훈 요리를 지휘하다 >> [동아일보 / 유 윤종 기자] | | “프론토(여보세요), 차오(안녕) 안드레아, 잘 지내? 어디야? …그래? 마침 가깝네, 나 ‘감베로 로소’에 있어. 빨리 와, 놀라게 해 줄 테니.”
그렇게 쓰여 있지는 않지만, 그런 광경이 아니었을까.
녹음이 푸르렀던 5월, 정명훈은 이탈리아의 휴양지 산 빈첸조의 소문난 레스토랑 감베로 로소에서 요리수업을 받고 있었다. 마에스트로는 그와 친한 ‘그대와 함께 떠나리(Time to say goodbye)’의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가 마침 근처에 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점심시간에 맞춰 도착한 보첼리는 마에스트로의 ‘작품’인 칙피 수프와 바칼라 포테이토 퓌레를 대접받았다. 칙피 수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이 책 54쪽을 보면 알 수 있다.
보첼리는 맛을 보고 “브라비시모(너무 좋다)”를 연발했다. 당연할지 모른다. 감베로 로소에서 그를 가르친 스승 풀비오 피에르안젤리니는 이탈리아 미식가협회가 선정하는 ‘최고의 요리사’에 5년 연속 1위를 한 요리계의 챔피언이니 말이다.
이 책은 요리책이고, 또한 아니다. 이 책이 독자와 나누는 ‘접촉면’은 매우 넓다. 시원한 화보가 함께 실린 ‘요리책’으로서 59가지 요리의 풍성한 레서피가 담겨 있다. “낯선 이탈리아 요리?”라며 책을 접을 일은 아니다. 소년 시절 미국 시애틀의 한식당에서 직접 주방장으로 활약했던 그가 ‘비밀 병기’로 내놓는 한식 메뉴도 제법 푸짐하다. 매운탕? 어떻게 하면 살이 단단하게 끓여지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불고기? ‘일도 아니다’
이 책은 음악책이기도 하다. 요리마다 마에스트로가 직접 권하는 ‘이 요리와 함께 즐길 만한 음악’ 목록이 있다. 예를 들어 토마토 모차렐라치즈 샐러드는 모차르트의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을 들으며(listen) 들면(take) 좋다. 음… 군침이 고인다. 입뿐 아니라 귀에도….
이 책에서 마에스트로는 자신의 예술관과 음악관, 내밀한 가족들의 정(情)까지 살짝 털어놓는다. 그동안 좀처럼 접하기 힘들었던 ‘내면의 고백’이기도 하다. ‘여덟 명을 위한 저녁식사’라는 제목도 가족을 향한 그의 애정을 드러낸다. 아들 셋이 장차 결혼해 며느리를 포함한 온 가족이 다 모이면 (막내가 결혼할 때까지 손자는 없어야 하는 걸까?) 그때 ‘진국’ 솜씨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뜻이라니 말이다.
이 책은 하나의 교향곡과도 같다. 그것도, ‘교향곡은 하나의 우주와 같아야 한다. 온갖 다양한 요소를 거기에 집어넣어야 한다’고 주장한, 마에스트로가 즐겨 연주하는 말러의 교향곡과도 같다.
아니다, 훨씬 좋은 말이 있다. 이 책은 요리와 같다. 구수하고 향긋하며 매콤하고 짜릿하니까. 온갖 다양한 요소가 들어있으니까. 다시 생각해보면, 요리는 교향곡과 같기도 하다! 저자는 9월 1일 오후3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독자들을 위한 팬 사인회를 갖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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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명훈의 Dinner for 8」에 대해 >> | | 음악가가 아니면 요리사가 되었을 것이다
정명훈은 타고난 음악가이자 타고난 요리사. 그의 요리실력이 어쩌다 한번 하는 취미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연주가 없을 때 집에서의 식사준비는 늘 그의 차지다. 그의 요리 이력은 열 살이 채 안된 무렵부터 시작된다. 미국에 이민와 식당을 운영하시던 부모님 대신 형과 동생의 도시락을 싸주고 학교에 갔다가 끝나면 온식구가 동원이 되어 일을 하던 식당에서 아버지와 주방일을 전담하다시피 했다. 워낙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 힘든 줄 모르고 일을 즐겼고 손님이 빠져 나가면 식당 한 켠에 있던 피아노를 치곤 했다.
대식가가 아니라 미식가다
한때 파바로티의 식탁에는 닭 여섯 마리(한 끼분!)가 올랐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파바로티가 양으로 채운다고 생각하면 오해. 연주여행을 다니면서 요리사를 대동하거나 부엌 달린 호텔방을 얻어 직접 요리를 해먹는다. 음악하는 사람들은 마치 연주가 끝나고 먹기 위해 음악을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먹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연주가 끝난 뒤 잘 먹으면서 긴장을 풀지 않으면 좀처럼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아 잠을 이룰 수가 없기 때문. 그래서 연주 스케줄을 잡는 것만큼이나 최고의 레스토랑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정명훈의 Dinner for 8> 제작을 위해 그는 평생의 소원 중 하나였던 '요리 제대로 배우기'를 실현했다. 이탈리아 최고의 식당으로 꼽히는 '감베로 로소'의 주인이자 셰프인 피에르안젤리니에게서 1박2일간의 요리 훈련을 받은 것. 마침 우연히 이곳에 들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는 마에스트로가 만들어준 최고의 오찬을 즐길 수 있었다.
요리는 지휘와 같다
매일 하는 음식에 들어가는 소금, 후추라도 언제 얼마를 넣느냐에 따라 음식의 맛이 달라진다. 그런 조화와 균형을 배워 최고의 맛을 내듯이 음악도 같다고 그는 생각한다. 지휘가 요리와 비슷한 것이 같은 재료로 어떻게 표현하느냐(interpret)의 문제인데, 요리사도 그런 interpreter라고 할 수 있다. <정명훈의 Dinner for 8>에서 직접 만들어 선보인 60가지의 요리들은 언뜻 익숙한 듯하지만 알고 보면 상당히 독창적인 레서피들이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가장 맛있다는 요리들을 접한 그의 미각에 타고난 감각이 더해진 그의 요리는 간단하면서도 맛있고, 보다 자연에 가까이 가고자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꼭 정해진 분량이 아니더라도 기본 조리법만 익히면 얼마든지 각자의 취향껏 만들어낼 수 있는 '열린 요리'이다.
연주가의 삶은 두 가지의 인생을 동시에 사는 것
무대 위에서의 인생과 평범한 일상 속에서 균형을 찾는다는 것은 본인에게나 가족에게나 늘 힘든 일이다. 그렇게 때문에 연주가 없을 때의 생활을 그는 지극히 평범하게 지내고 싶어 한다. 아내, 아이들과 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 하기 위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공부를 가족들이 일어나기 전에 마칠 수 있도록 새벽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길렀고, 혼자 연주여행을 할 때는 돌아가서 가족과 여유롭게 보낼 수 있도록 식사도 방에서 해결해 가며 일과 공부에 전념한다. '나의 인생은 Dinner for 8을 준비할 수 있을 때 비로서 완성될 것이고, 그 이후의 삶은 보너스라고 생각한다'고 그는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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