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의 삶을 하루키의 생활 속에 교차시키며 '서로같음'과 '서로 다름'을 위트 넘치는 언어로 풀어간 에세이 모음으로, 하루키의 진지한 내면세계가 이국적인 일상과 함께 특유의 유머러스한 문장으로 생생하게 살아난 책이다.
지은이 ㅣ 무라카미 하루키 일본위 권위지 <아사히 신문>이 지난 1천 년 역사상 가장 뛰어난 문인에 관해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무라카미 하루키가 생존 문인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하루키는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광범위한 독자층을 확보하여 명실상부한 세계문학의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31개국에서 그의 주요 작품들이 번역 출판되어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기록하고 있다.
로마
아테네
스펫체스 섬
미코노스
시실리에서 로마로
로마
봄의 그리스로
1987년, 여름에서 가을
로마의 겨울
1988년, 공백의 해
1989년, 회복의 해
이탈리아의 몇 가지 얼굴
오스트리아 기행
마지막에 - 여행의 끝
나흘째 되는 날 아침에서야 겨우 바람이 잦아들었다. 5월2일 토요일이다. 산들바람조차 불지 않아 바다는 거울처럼 맑고 잔잔하다. 바람은 한번 잦아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완전히 사라진다. 중간이란 것이 없다. 우리는 다시 짐을 들고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라기보다는 불하받은 초구식 잠수함처럼 생긴 쌍발기를 탄다. 승객은 전부 여덟명뿐이다. 그리스 국내선 비행기를 처음 본분들은 그 고철 덩어리 같은 비행기가 과연 하늘을 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걱정없다. 제대로 날아간다. 그리스 국내선을 독점하고 있는 올림픽 항공은 사고가 적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내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그것이 곧 올림픽 항공사의 기술적 우수성을 증명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 항공회사는 날씨가 조금만 나빠도 바로 비행을 취소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툭하면 파업을 일으킨다. 따라서 비행기가 뜨지 않기로 유명하다. 사정이야 어찌되었든 사고가 없는 것은 대단한 일이기는 하다. -p. 2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