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나 소설가가 생산한 텍스트들은 직접적 방법으로 자연이나 자기 자신과 관계를 맺지 못하는 이들을 그것들의 관계를 중재해준다. 예술가와 예술가가 아닌 사람을 구분해 주는 결정적 표지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러한 중재 과정의 유무일 것이다. 문학 텍스트의 해석을 더 잘해 보기 위하여, 텍스트의 중재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는 텍스트의 이해와 연관된 이론과 실제를 보여주기 위하여 기획되었다.
저자 - 강웅식 - 1960년 강릉 출생. 경희대학교 국문학과 및 동대학원 석사졸업, 고려대학교 국문과 대학원 박사학위 취득. 1993년 「세계일보」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김혜순의 시와 음화적 이중구조와 현실인식」으로 당선. 주요 논문으로 「김수영의 시의식 연구」, 「한국 현대 서정시조의 한 양상」등이 있다.
1. 문학 교육과 텍스트 해석 - 이해와 설명의 변증법
2. 작품론과 텍스트 해석 - 심층의미의 이해
3. 작가론과 텍스트 해석 - 문체의 발견
4. 문학사와 텍스트 해석 - 맥락의 구축
5. 대중예술과 텍스트 해석 - 문화상품과 예술작품 사이에서
6. 현장비평과 텍스트 해석 - 독자를 창조하는 텍스트의 즐거움
보들레르는, 언젠가, 이 세계는 향기를 잃었으며 그때부터 색채도 잃었노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 말은 자본주의란 생산양식이 낳은 물신숭배로 인해 오히려 궁핍해진 세계 상태에 대한 폭로를 의미할 것이다. 한편, 그것은 그러한 상황 속에서 예술적으로도 빈곤해진 시인의 고뇌어린 탄식이기도 할 것이다. 화법과 화법의 음화적 이중구조로 이루어진 김혜순의 시의 형상은 그러한 '폭로'와 '탄식'의 산물이다. 현대의 파편화된 세계는 인간의 행복한 삶의 토대로서 평온하기만 한 무대일 수 없게 되었고, 예술은 그러한 세계의 조화로운 반영일 수 없게 되었다. 그 같은 상황에서 오락물을 연상시키는 유쾌한 예술과 위로의 말만을 남발하는 천박한 예술 작품들은 일종의 허위의식의 산물로 전락하게 된다. -p. 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