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0권을 기획한 `한겨레 옛이야기' 시리즈는 내용과 형식 면에서 옛이야기의 새로운 전형을 창조하자는 기본 목표 아래, 민족 고유 색채에 한국적 캐릭터를 접목시킨 아동 문학서.
이 작업을 위해 고전·구비 문학 연구자들은 기왕에 나온 자료는 물론이고 각지에 흩어져 있는 자료를 수집하여 정리했으며, 디자이너와 동양화 화가들은 우리의 전통적인 색채와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고분 벽화나 문화재를 꼼꼼이 살폈다고 한다. 또한 동화작가들은 구전된 이야기의 맛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어린이들이 책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문체를 정선하는 데 신경을 썼다.
하늘과 땅, 해와 달, 바다와 육지, 인간과 동물, 저승의 염라국, 극락과 지옥의 탄생 이야기... 인간을 못살게 굴며 세상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수명장자와 이를 바로 잡으려는 옥황상제(천지왕)의 한판 싸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제1권 '소별왕 대별왕'을 시작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당금아기의 탄생을 축복하는 삼신할머니 이야기, 우리 집에 살며 가족의 행복을 지켜주는 부부신 이야기, 집안을 벌주고 서천꽃밭의 꽃밭대왕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한락궁이, 인간세상에 사계절을 주는 원천강 오늘이의 모험 이야기 등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우리 구전들을 체계적으로 재구성했다.
문명식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출판사에서 기획 및 편집 일을 했으며, 지금은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창수 (그림)
추계예술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한국출판미술가협회 회원이며, 일러스트레이션 그룹 모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린 작품으로 <피터팬>, <달팽이 집이 요술을 부려요>, <꼬꼬 닭 이겨라>, <늑대와 개와 고양이> 등이 있다.
[1] 소별왕 대별왕
1. 심심한 하늘나라
2. 인간이 된 금벌레, 은벌레
3. 천하의 악당, 수명장자
4. 사흘간의 만남
5. 아버지를 찾는 두 소년
.....
[2] 당금애기
1. 인간세상이 너무 좋아
2. 서역국 당금애기
3. 쌀 세톨의 인연
4. 엄마가 된 당금애기
5. 아버지는 어디에
6. 삼신할머니를 아시나요
심심한 하늘나라
옛날 하고도 아주 까마득한 옛날 일입니다. 그 때는 세상이 지금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하늘과 땅이 딱 붙어 있었고, 해와 달은 물론 별 하나 없어서 사방이 칠흑같이 어두웠습니다.
물론 봄, 여름, 가을, 겨울도 없었지요. 그래서 사람이나 동식물은 살 수 없었고, 신들만이 하늘나라와 땅속나라에서 모여 살았습니다.
신들은 태어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았으며, 늙거나 병들지도 않았습니다.
슬픔이나 미움, 불행한 느낌 따위도 전혀 알지 못했지요. 그래서 세상은 평화로웠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정말이지 지루하고 따분했습니다. 신들은 심심함을 이겨내기 위해 늘 잔치를 벌이고 놀이를 했습니다. 그래서 그 끝은 왠지 언제나 허전했습니다.
신들 가운데 왕인 옥황상제는 점점 의문을 갖게 되었어요.
'왜 이토록 모든 것이 갖춰진 곳에서 살고 있는데 무엇인가 부족한 듯 느껴지는 걸까?'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 날도 신들은 잔치를 벌이고 있었지요. 상에는 술과 음식이 넘쳐 흘렀고, 한켠에서는 선녀들이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