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다리는 각각 여덟 개나 되고 징그러운 털이 숭숭 솟아 있는 해괴한 모습, 맹수처럼 희생자의 목숨을 단숨에 끊는 대신, 어딘가 숨어 있다 먹이가 그물에 잡히면 저승사자처럼 나타나 서서히 죽음을 던지는 공포의 이미지. 그래서 거미는 좋아하기 어려운 생명체다.
이 책은 그런 거미의 생명현상을 설명하며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며 삶을 이어가는 생태계의 질서를 이야기한다. 다정한 대화체의 말투, 거미의 입장에서 서술한 거미의 생김새와 먹이, 먹이잡는 법, 천적, 거미줄 잣는 법 등에 대한 이야기는 아이들이 거부감없이 거미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채우도록 돕는다. 그리고 결국 거미도 우리와 같은 생명임을 말한다.
'하지만 거울 속에 비친 네 모습이 이렇게 생겼다면'으로 시작되는 끝부분에서는 인종에 따라 다양한 사람의 모습을 그려주고 거미와 다른 점을 적시해 줌으로써 자연 속에 공존하면서도 서로 다른 생명체인 인간에 대한 자각도 일깨운다. 상징성과 사실성을 적절히 조화한 그림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주디 앨런
주디 앨런은 어린이를 위한 글을 많이 쓴 작가 이다.
크리스토포상을 비롯해 수많은 상을 받았다. 주디 앨런이 쓴 책들은 미국에서 어린이 권장 도서로 많이 선택되었다.
튜더 험프리스 (그림)
튜더 험프리스는 생활 미술 교사로 풍경화를 많이 그리는 화가이다.
일러스트를 그리기도 하는데 주디 앨런과 함께 '위태로운 동물'시리즈의 코끼리와 호랑이를 비롯해 어린이를 위한 그림을 많이 그렸다.
알고 있나요?
거미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거미는 아주 이로운 벌레예요. 논이나 밭에서 해충을 잡아먹어 농사에 도움을 주지요.
거미는 곤충이 아니에요. 곤충은 머리, 가슴, 배로 나뉘지만, 거미는 머리가슴과 배, 두 부분으로 나뉘지요. 거미의 종류는 3만 5천 가지가 넘어요.
우리 나라에도 500종류쯤 살고 있어요. 거미는 어느 곳에서나 살 수 있어요. 우리가 사는 집, 나무, 땅 속, 사막, 동굴, 바닷가 그리고 심지어 물 속에서도 살아요.
이 책에 나오는 거미는 정원거미에요. 하지만 깡충거미, 물거미, 게거미, 늑대거미,호랑거미, 무당거미, 꼬마거미 같은 여러 종류가 있어요.
1밀리미터가 안 되는 작은 거미가 있는가 하면 골리앗 타란튤라라는 거미는 다리 길이가 커다란 접시만해요.
거미는 알에서 태어나 여러 번 허물을 벗으면서 점점 커져요. 엄마 거미 곁을 떠날 때가 되면 높은 곳으로 올라가 거미줄을 조금 자아서 거기에 몸을 싣고는 바람에 날려 갑니다. 거미는 배꽁무니에 있는 거미줄 돌기에서 거미줄을 자아내요. 거미는 여러 모양으로 거미집을 짓는데, 거미집이 망가지면 때때로 새로운 집을 짓기 전에 거미줄을 먹기도 해요. 거미줄을 만들거나 여기저기 옮겨 다닐 때도 쓰고 먹이를 묶는 올가미로도 쓰여요. 엄마 거미가 알을 낳아서 고이 싸 놓을 때도 쓰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