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제 하늘로 가서 그분을 만나 뵈려고 해요. 만나서 왜 우리가 이렇게 가난한지 따져 볼 거예요. 저 또한 헐벗고 굶주려 죽게 되더라도 왜 그렇게 죽어야 하는지 까닭은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이문열
1948년 경북 영양 출생. 1977년 대구 매일신문에 <나자레를 아십니까?>와 1979년 동아일보에 <새하곡>이 춘문예에 당선. <사람의 아들>로 오늘의 작가상을, <금시조>로 동인 문학상을, <황제를 위하여>로 대한민국문학상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이상문학상을, <변경>으로 호암예술상을 수상하였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미국, 일본, 스페인, 콜럼비아, 이탈리아에서 번역·출판되었으며, 그외의 작품도 독일, 영국, 일본,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번역·출판되었다.
김동성(그림)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 어렸을 때부터 뭐든 그리기를 좋아해서 종이와 연필만 쥐어 주면 하루 종일 심심한 줄 모르고 놀았다고 한다. 결국 그렇게 장난삼아 그림을 그렸던 게 밑거름이 되어 현재 어린이 책 화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게 아닐까 생각된다. 영문판 한국 전래 동화집 ,<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비옷과 우산>,<북치는 곰과 이주홍 동화나라>,<안내견 탄실이>,<메아리>,<비나리 달이네 집> 등에 동양화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따뜻하고 정감 어린 그림들을 그렸다.
- 작가의 말
1. 하늘길
- 작품 해설
하늘길
이 집도 그러해서, 원래 아홉이나 남아 되던 식구들은 그 가난으로 걱정하고, 슬퍼하고, 앓고, 떨고, 굶주리다가 하나둘 맥없이 스러져 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는 늙은 아버지와 어린 막내아들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 아버지마저 여러 날을 굶고 떨던 끝에 숨이 넘어가려하자 어린 아들이 슬픔과 성냄과 한스러워함을 섞어 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아버지, 우리 식구들은 왜 모두가 이렇게 비참하게 죽어 가야 하나요?"
"가난 때문이다."
아버지는 당연한 일을 말하듯 대답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그렇지가 못했습니다. 이제는 캐묻는 투가 되어 물었습니다.
"그럼 우리는 왜 이렇게 가난한가요?"
"받은 복이 적어서 그러하니라."
아버지는 마지막 숨을 헐떡이면서도 여전히 원망 없는 표정으로 대답했습니다. 아들은 다시 따지듯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복은 누가 나눠 주나요?"
"옥황상제께서 나눠 주신다."
"어떻게 나눠 주나요?"
"착한 사람에게 많이 준다는 말도 있고, 부지런한 사람에게 많이 준다는 말도 들었다만, 실은 잘 모르겠다. 내가 평생 본 바로는 꼭 그렇지도 않았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