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카스티야와 아라곤 연합왕국의 합병으로부터 18세기 부르봉 왕조의 등장까지에 이르는 시기의 스페인 역사를 종합적인 관점에서 명쾌하고 유려한 문체로 정리하고 있다. 서양 근대사에 대한 이해를 돕고, 황금 세기 스페인 문화의 역사적 배경에 관심이 많은 스페인과 라틴 문학 전공자들을 위한 길잡이가 될만한 책이다.
존 엘리엇
1930년 영국 리딩에서 출생하여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졸업하였다. 런던 대학교 킹스 칼리지와 프린스턴 대학교를 거쳐 1990년부터 현재까지 옥스퍼드 대학교 근대사 담당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도밍게스 오르티스 등과 함께 스페인 근대사 연구의 최고 권위자 중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원로 사학자이다.
주요 저서로 등이 있다.
[1] 연합왕국들간의 통합
1. 통합의 기원
2. 두 연합왕국
3. 아라곤 연합왕국의 쇠퇴
4. 동등하지 않은 상대
[2] 재정복과 정복
1. 완료된 레콩키스타
2. 북아프리카로의 진출
3. 중세의 전례
4. 정복
5. 정주
[3] 스페인의 체제 정비
1. 새로운 왕국
2. 카스티야에서의 왕권의 천명
3. 교회와 신앙
4. 새로운 스페인의 경제적, 사회적 토대
5. 개방적인 사회
[4] 제국의 운명
1. 페르난도의 대외정책
2. 합스부르크가의 왕위계승
3. 민족주의와 반란
4. 제국의 운명
[5] 카를 5세 치세의 통치와 경제
1. 제국의 이론과 실제
2. 제국의 조직
3. 카스티야의 경제
4. 제국의 재정 문제
5. 카를 5세 제국주의의 청산
[6] 인종과 종교
1. 이단의 확산
2. 정통 교리의 강요
3. 가톨릭 종교개혁의 스페인
4. 1560년대의 위기
5. 제2차 알푸하라스의 난(1568-70)
6. 호전적 신앙과 승리한 신앙
[7] 한 군주, 하나의 제국 그리고 하나의 칼
1. 왕과 궁정
2. 파당간의 갈등
3. 포르투갈의 합병
4. 아라곤의 반란(1591-92)
[8] 영광과 좌절
1. 1590년대의 위기
2. 리더십의 실패
3. 사회의 패턴
[9] 부활과 재난
1. 개혁 프로그램
2. 전쟁의 긴장
3. 1640년
4. 패배와 생존
[10] 제국의 비명
1. 중심부와 주변부
2. 왕조의 교체
3. 실패
4. 업적
재정복과 정복
페르난도와 이사벨의 치세 동안 카스티야 연합왕국은 마침내 고질적인 내전으로부터 벗어나 스페인 국내와 국외 모두에서 정복사업에 착수했다. 만일 카스티야 제국주의의 시작을 알리는 기점을 들라고 한다면 그것은 1492년이 될 것이다. 1492년 1월 6일 페르난도와 이사벨은 무어인의 수중으로부터 영토를 재탈환하는 데에 거의 800년이 걸린 그라나다 시에 당당히 입성했다. 레콩키스타가 완료된 지 석달 후인 4월 17일에 그라나다로부터 약 6마일 떨어진 산타 페(Santa Fe)라고 하는 기독교군 주둔지에서는 제노바인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와 국왕 간에 대항해를 위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세 척의 카라벨선(caravel)으로 이루어진 그의 함대는 8월 3일에 팔로스 항을 출발하여 9월 6일에 카나리아 제도에 들렀다가 미지의 세계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10월 12일에 육지가 발견되었고, 배들은 바하마 제도의 한 섬에 닻을 내렸다. 콜럼버스가 "서인도 제도(the Indies)"를 발견한 것이다. 그라나다의 정복과 아메리카의 발견은 하나의 종결임과 동시에 하나의 시작이었다. 그라나다의 함락은 스페인 영토에 대한 레콩키스타의 종결이었고, 또한 그것은 무어인들에 대한 카스티야의 장기적인 십자군 운동에서 새로운 단계 - 이제 기독교 군대의 깃발이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황량한 북아프리카 해안으로 옮겨가 휘날리는 단계 - 를 여는 것이었다. 또한 신대륙의 발견 역시 새로운 단계 즉 위대한 해외 식민지 개척 시대 의 시작을 의미함과 동시에 카스티야 역사에서 오래 전에 시작된 역동적이고 팽창주의적인 시기의 한 자연적 정점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대의 스페인인들에게는 믿을 수 없는 사건들로 여겨졌던 재정복과 대발견은 사실 이전 시기의 전통과 열망의 논리적 귀결이었고, 이제 거기에 성공의 봉인이 확고하게 찍히게 된 것이었다. 이 성공은 중세 카스티야의 이상과 가치와 제도들을 국내에서 항구화하고 해외로 확산시키는 데에 공헌했다.
<< 거대한 시대조류속 인간·사회의 그림자 >> [중앙일보 / 배영대기자]
역사는 역사가의 해석 속에서 새로 태어난다. '스페인 제국사(1469~1716)' 와 '멕시코 혁명사(1910~1940)' 는 서술하는 대상과 시기는 각기 다르지만, 거대한 시대조류 속에서 울고 웃는 인간과 사회의 그림자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데 성공하고 있는 저술이다.
중세 봉건왕조에서 근대 민족국가로 옮겨가는 15~18세기 세계 최강의 제국을 형성해 중남미에 수많은 식민지를 건설했던 스페인, 그 시기를 사회경제적 배경을 중심으로 해석한 '스페인 제국사' 는 이미 이 분야의 고전(1963년 초간)으로 꼽히는 책. 영국 태생의 저자는 유럽내에서 이질성이 강조됐던 스페인의 영광과 좌절의 역사를 유럽의 보편사적 맥락 속에 정당하게 위치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저자는 절대왕권의 시대로 불리는 15세기 말에서 16세기 초에 스페인이 오늘날로 말하면 연방제와 비슷하게 느슨한 연합왕조를 유지한 것이 광대한 해외식민지의 획득.관리를 가능케 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서양사에 대한 연구가 몇몇 국가에 국한된 우리 현실에서 스페인사 이해를 위한 기본적 저작의 번역이 이제라도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은, 관심의 지평을 넓힌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멕시코 혁명사' 는 한국인이 쓴 이 분야 최초의 연구서다. 독재타도에서 시작하여 토지개혁과 석유국유화로 마무리되는 30년간 1백만명의 멕시코인이 목숨을 잃었다.
보는 이에 따라 1910년부터 1920년까지를 멕시코 혁명기로 잡기도 하고, 1910년부터 1940년까지로 보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 백종국(47.경상대학교 정치행정학부) 교수는 후자의 견해를 따른다. 역사를 쓰는 사람의 현재적 관심이 곳곳에서 포착되는 이 책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제3부 혁명의 제도화다.
혁명의 시작은 이상을 먹고 사는 로맨티스트들의 몫이지만, 그 이상을 제도화하는 것은 현실과의 균형을 잃지 않으면서 도덕성을 바탕으로 국민의 전폭적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탁월한 리더십 없인 불가능하다. 혁명의 과실로 자신이 농장의 대주주가 되어 타락해가는 리더들에게서는 어떤 희망도 발견할 수 없다.
저자가 탁월한 리더로 평가하는, 토지개혁과 석유국유화의 완성자 카르데나스 대통령의 외교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책 끝에 꼼꼼하게 정리한 연표와 인명 색인이 돋보인다.
<< 스페인제국의 번영, 몰락 그속에 감추어진 비밀 >> [동아일보 / 김형찬기자]
전체 면적 중 10%는 돌산, 35%는 불모지, 45%는 겨우 농사지을 정도, 비옥한 땅은 10%뿐인 나라. 피레네산맥으로 인해 유럽 대륙으로부터 고립돼 있는 이베리아반도. 16∼17세기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기에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군림했던 스페인은 이 척박한 지역에 자리잡고 있었다.
스페인이 이 열악한 조건을 기적적으로 극복하고 성장해 거대한 제국을 경영하다가 백일몽처럼 영화를 상실하게 되는 일은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을까. 이 문제는 수 세대를 거쳐 많은 역사가들을 괴롭혔다.
영국출신의 역사가로 옥스퍼드대 석좌교수인 저자는 그 비밀을 차근차근 파헤쳐 설명한다. 일찍이 국가 통일을 이룬 후 신성로마제국 합스부르그 왕조에서 사위를 맞아들인 스페인왕실은 합스부르그 왕조의 유산을 물려받아 네덜란드 벨기에와 이탈리아의 반을 포함하는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콜럼버스가 발견한 아메리카까지 영토를 넓힌다.
여기에 식민지의 귀금속이 유입되고 자본주의혁명이 일어나면서 스페인은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이 된다.
그러나 스페인은 근대로의 전환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채 중세의 기사도적 사고방식으로 전쟁만 계속하다가 선두에서 근대로 이행할 수 있었던 기회를 상실한다. 스페인제국은 결국 변신의 기회를 상실하면 몰락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남기며 사라지게 된다.
스페인에서 스페인 근대사를 전공한 옮긴이는 순조롭게 읽히는 이 책의 장점을 “글은 읽을 수 있도록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는 저자의 공로로 돌린다.
<< 변화를 외면한 스페인 제국의 몰락 >> [조선일보 / 정재연기자]
피레네 산맥에 가려 유럽과 동떨어진 채 뒤쳐지기만 하던 스페인이 15세기 말, 구세계의 세력 균형을 뒤흔들며 대제국으로 우뚝 선다. 아메리카 신대륙을 개척하는 한편 문화적으로도 ‘황금세기’를 맞이한다. 그러나 제국의 영광은 17세기 말, 빛을 잃는다. 책은 1469~1716년까지 스페인 제국의 흥망성쇠에 조명을 비춘다. 이 때 스페인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1469년은 아라곤의 페르난도 2세와 카스티야의 이사벨 1세가 결혼식을 올린 해다. 둘의 결혼으로 통일을 이룬 스페인은 대제국의 신호탄을 올린다. 이어 1492년에는 이슬람 세력 아래 있던 그라나다가 정복됐고 콜럼부스는 아메리카에 도착한다. 스페인 제국의 위세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그러나 종교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톨릭 세력의 구심점이던 스페인은 종교재판소를 설치하는 등 점차 문을 닫아걸며 외부 사상의 유입을 막는다. 유럽 다른 지역은 새로운 과학과 철학을 꽃피우며 지적 발전을 거듭하지만 스페인은 깊은 침체로 빠져든다. 왕위계승을 놓고 거미줄 같이 연결된 유럽 각 왕국과 가문의 파워게임도 그칠 줄 모른다. 신대륙에서는 막대한 은이 유입됐지만 다른 서유럽 국가와는 달리 스페인에서는 확고한 산업기반이나 중산층이 자리잡지 못한다. 급기야 무적함대가 영국에 패하고 만다. 1716년, 국력이 쇠한 스페인에서 합스부르크 왕조가 끝나고 부르봉 왕조가 등장한다. 역자가 ‘영미권 스페인 근대사 연구의 대부’로 소개한 역자는 “과거의 눈부신 성공에 볼모가 되면서 대격변의 시기, 변화에 적대적이었던 스페인 제국은 쇠락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현재 스페인 제국사 (1469 - 1716) (까치글방 179)에 등록된 서평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