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7년에 걸친 연구의 산물로서 엄청난 양의 각 국가별 통계정보들에 의해서 뒷받침되고 있는데, 그 정보들은 독창적인 지도제작법에 의해서 처리되었다. 한마디로 우리의 지식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하는 대저로서 이 책을 읽고 나면 유럽을 그 이전과 같이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엠마뉘엘 토드
프랑스 역사학자. 1951년 출생. 케임브리지 대학 역사학 박사, 파리 정치대학학위 취득, 현재 프랑스 국립인구연구소 자료국장.
주요저서: <최종적 몰락>, <광인과 프롤레타리아>, <프랑스의 발명>, <제3의 세계>, <세계의 유년기>, <새로운 프랑스>
- 저자 서문
- 역사 서문
- 서론 / 공간과 시간
[1] 인류학적 기반 / 가족체제와 농업체제
1. 가족체제
2. 농업체제
[2] 종교와 근대성
1. 종교개혁과 반동 / 종교개혁
2. 문화적 도약과 탈문맹화
3. 산업화
4. 탈기독교화
5. 출산조절
[3] 종교의 소멸, 이데올로기의 탄생
1. 자유와 평등
2. 권위와 불평등
3. 권위와 불평등
4. 공동체
5. 오직 자유
[4] 이데올로기의 해체 (1965-90년)
1. 카톨릭의 최종적 위기
2. 프롤레타리아트의 종언
3. 프로테스탄트 국가들에서의 이데올로기의 해체
4. 정치적 카톨릭 교와 사회주의 / 이중적 불안정
5. 미시-이데올로기들
- 참고문헌
- 부록 1,2
- 인명 색인
종교개혁과 반동-종교개혁
카톨릭 체제 내에서의 현세적이며 형이상학적인 개념들의 공존
순수한 논리의 차원에서 카톨릭 체제는 프로테스탄트 체제에 못지 않게 모순적이다. 프로테스탄티즘이 현세적 평등과 형이상학적 불평등, 현세적 자유와 형이상학적 예속을 각각 대비시켰다면 카톨릭은 현세적 불평등과 형이상학적 평등, 현세적 권위와 형이상학적 자유를 대비시켰다. 사제의 우월성의 교리와 형이상학적 기회평등 교리의 공존은 실제적인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사제신분의 선택은 원칙적으로 모든 이에게 개방되어 있으므로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구원을 성취할 수 있는 수단들 중 하나로 간주될 수 있다. 그렇다면 성직의 선택 또는 거부란, 세례를 거쳐 평등하게 태어난 인간들을 구원 또는 영벌로 인도하는 차별화의 메커니즘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우리는 추상적으로는 자유를 제공하고 구체적으로는 권위를 강요하는 이 신학적 구조물에 대해서 야유를 보낼 수 있다.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제정된 천국 교회 법규는 권위의 개념에 대한 카톨릭의 태도의 이중성을 인상적으로 요약하고 있는데 그것은 인간의 자유의 존재를 믿기 거부하는 자를 대단히 구체적으로 파문으로 처벌한다는 것이다. 이 모순은 그러나 현실에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카톨릭 체제에서 권위는 확고하게 조직된 종교적 계서제에 의해서 지상에서 장엄하게 구현되기 때문이다.
프로테스탄티즘은 강력한 신의 권위를 희구했으나 그것은 인간이 만든 제도 속에 구현되는 것은 거부했다. 그리하여 공백이 초래되고 현실적인 문제가 야기되었다. 반면 악화된 신의 권위에 만족하지만 그것을 인간이 만든 제도에 위임하는 카톨릭은 권위의 개념을 둘러싼 사회적 공백을 초래하지 않았다.
<< 유럽공동체 정체성 밝혀 >> [문화일보 / 배문성기자]
EU통합을 눈앞에 둔 유럽공동체의 정체성을 밝히는 책. 저자 에마뉘엘 토드는 프랑스국립인구연구소 자료국장으로 일하며 <새로운 프랑스> <광인과 프롤레타리아> 등의 저서로 알려진 역사학자. 저자는 유럽을 여러 민족의 다원적인 발전을 통해 이룩한 역동성의 현장으로 인식한다. 유럽의 종교와 근대성, 이데올로기, 국가별 특징을 가르며 오늘의 유럽 공동체를 '느리고 고된 종합의 산물'이라고 해석한다. 현재의 유럽에 이르는 지난 5백년의 과정을 16세기의 종교개혁, 18세기의 프랑스 대혁명, 19세기의 사회주의와 민족주의의 대두하는 세 가지 사건으로 대별한다. 이 사건은 유럽 역사의 고비마다 나타나 역사발전의 결정적인 전환기를 맞게 했으나 그 대가는 수백만의 죽음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볼 때 지난 5백년간의 유럽은 창조와 파괴를 동반한 현자, 혹은 광인의 몸짓과 같은 대륙이라고 저자는 정리한다. 유럽문명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의 다양성은 이같은 유럽 역사의 뿌리에서 연유한다는 것이다. 오늘 유럽을 이해하는 데 통사적인 시각을 제공해주는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역사의 어떤 단계에서도 단일하고 확정적인 정신체계 속에 빠지지 않는 놀라운 역동성이 유럽통합을 이끌어내는 동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근본적인 역사적 다양성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왜 유럽의 국민들은 종교개혁, 산업화, 전체주의의 탄생 및 쇠퇴와 같은 대(大)역사적 변화들을 같은 리듬이나 같은 방식으로 겪지 않았는가? 엠마뉘엘 토드의 답변은 다음의 몇 마디로 요약된다. 한 인간집단의 종교적, 경제적, 이데올로기적 변화는 오랜 인류학적 기반에 의해서 조건지어진다. 예를 들면 서로 다른 형태의 가족구조는 한 지역이 전체주의를 수용하느냐 아니면 그에 저항하느냐를 결정한다. 유럽은 네 가지의 주요 가족체제를 포함하는데 그 지리적 분포는 새로운 분석기준을 제공한다. 그리하여 어쩌면 유럽 사에 대한 새로운 읽기가 시도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우리의 지식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하는 대저(大著)로서 이 책을 읽고 나면 유럽을 그 이전과 같이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