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댕기와 눈사람 투비투비>는 재미있는 동화적 설정과 전개 속에서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고 그에 대한 지식을 주는 환경 동화이다. 기억을 상실한 지리산 청학동의 아이와 눈을 뿌려 주는 눈의 요정 투비투비가 오염 괴물과 대결하는 과정은 흥미진진하고 속도감마저 느껴진다. "오염 괴물"과 생명과 순수의 상징인 "눈의 요정"의 대결이라는 설정, 또 책에 나온 것은 뭐든지 진실이라 믿고 있는 "백과사전"이라는 인물이 들려 주는 환경문제에 대한 자세한 지식은 동화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환경의 중요성과 관련 지식을 알게 해 준다.
박윤규
박윤규 선생님은 1962년에 경남에서 태어나 중앙 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습니다.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었고, 오월 문학상 소설 부문 상을 받았습니다. 그 동안 펴낸 책으로는 시집 [꽃과 제복], 장편소설 [물속나라]가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우리 하늘과 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느끼고 지키려는 마음을 갖길 바라며 열심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
1.정월 대보름에 일어난 일
2.봄에 만난 눈사람 투비투비
3.산적들을 만나다
4.하얀 집의 백과사전
5.죽어가는 도시,핏줄 끊긴 산
6.불걱시니의 공격
7.통나무집 산장의 사람들
8.진달래 계곡의 결투
9.마지막 싸움
10.초록댕기의 이름은
봄에 만난 눈사람 투비투비
여긴 어디지? 포근하고 따뜻한데...... 누굴까, 나를 안고 있는 사람은? 아이는 눈을 뜨고 싶지만 마음뿐이다. 온몸이 욱신거리고 눈꺼풀도 눈동자에 붙어 버린 듯 무겁다. 움직이려고하면 바늘로 찌르는 듯 아프다. 그러자 산비탈에서 굴러떨어지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러나 그게 어디인지, 왜 산길을 걷고 있었는지 생각나지는 않았다.
아이는 겨우 한쪽 눈을 반쯤 떴다. 사방은 어둡고, 눈앞에선 바딧불 같은 파란 불꽃이 깜박거린다. 그리고 뭔가 따뜻한 것이 다시 얼굴을 쓰다듬는다. 목화솜 이불 속으로 들어간 듯 몸이 아늑해진다.
"엄마.... 엄마....."
아이는 몇 번 입을 오물거리다가 다시 깊은 잠 속으로 빨려들었다. 크낙새가 나무를 쫀다. 떼새가 화르륵 깃을 치며 난다. 햇살이 동남쪽 산봉우리에서 눈부시게 내리비친다. 동굴속이 불을 켠 듯 환해진다. 동굴 가운데는 솜이불이 깔린 듯 눈으로 덮여 있다. 눈에 햇빛이 반사되어 동굴 천장으로 비치자 박쥐들이 더 깊은 어둠 속으로 옮겨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