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창작집 『염소를 모는 여자』 이후 섬뜩하리만치 강렬한 묘사로 여성의 내면을 탐사해오던 ‘정념과 귀기’의 작가 전경린의 어른을 위한 동화가 출간되었다.
문학동네가 일곱번째로 펴내는 ‘어른을 위한 동화’ 『여자는 어디에서 오는가』는 제목에서 암시하는바, 남성 중심의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존재란 무엇이며 여성의 삶이란 무엇인가, 그 여성성의 뿌리는 어디에서 연유하는가 등의 문제를 ‘선녀’와 ‘늑대여인’의 이미지를 빌려 전설같이 아름다운 이야기로 풀어놓는다.
제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인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를 비롯해 최근에 출간된 소설집 『바닷가 마지막 집』에 이르기까지 삶과 화합하지 못하고 고독하게 자신의 내면으로 탐사해 들어가 둥우리를 틀어버리는 여성들의 모습을 집요하게 묘사해왔던 작가 전경린은 250매 분량의 짧은 이 이야기에서 영혼과 야성의 인간 본래의 길을 좇아 자기 정체성과 만나는 한 여성의 아름다우면서도 비극적인 삶을 통해 여성성의 근원을 치밀하게 탐사한다.
삽화는 안도현의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을 그렸던 화가 엄택수씨가 맡았다.
1962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경남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에 「사막의 달」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1996년 단편 「염소를 모는 여자」로 제29회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97년 장편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로 제2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염소를 모는 여자』 『바닷가 마지막 집』과 장편소설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가 있다.
엄택수씨는 1952년 전북 관촌에서 태어나 1978년 원광대학교 미술과를 졸업했다. 1972년 개인 발표전을 가진 후 단체전을 통해 그림을 발표했으며, 1985년부터 건축장식미술연구소(다산)를 운영하고 있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와 동아일보 연재소설 『구름모자 벗기 게임』에 삽화를 그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