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창작동화. <내 이름은 나답게>의 다음 이야기. 안녕, 얘들아! 내 이름은 나답게야. 난 엄마가 없어서 슬프거나 속상할 땐 엄마 대신 할머니를 부르며 울 때도 있지만 신나게 씩씩하게 살았어. 그런데 요즘은 아주 우울해. 아빠가 얼마 전에 재혼을 하셨는데, 새엄마가 데리고 온 미나 때문이야. 전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 고모네 식구 모두 나만 바라보았는데 요즘은 모두 미나만 예뻐하거든. 어떻게 하면 식구들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을까? 너희들이 좀 가르쳐 줄래? 엄마 소리가 녹슬어 버려서 엄마 대신 할머니를 부르며 운다는 나답게의 이야기를 원색 삽화와 함께 실었습니다.
김향이
전북 임실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습니다. 1991년 현대아동문학상을 받으면서 작품을 썼고, 1991년 계몽아동문학상을 받았습니다. 1994년 <달님은 알지요>로 삼성문학상을 받았으며, 1997년 대산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달님은 알지요>, <몽실이와 이빨 천사>, <흰머리산 하늘연못>, <우리 집 보물>, <비밀이야>, <촌뜨기 돌배>, <쌀뱅이를 아시나요> 들이 있습니다. 뜨개질하고 바느질하는게 취미라고 하는 선생님은 레이스를 짜듯, 조각보를 깁듯 한땀 한땀, 한코 한코 정성 들인 동화를 쓰고 싶다고 합니다.
김종도 (그림)
전북 정읍의 작은 농가에서 자연과 더불어 성장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여 전주대학교 미술교육과에서 서양화를 공부했습니다. 그동안 <까치와 소담이의 수수께끼놀이>, <화요일의 두꺼비>, <너 먼저 울지 마>, <엄마 마중>, <날아라 된장잠자리야>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1. 나는 왜 이럴까?
2. 팥쥐 엄마
3. 아빠 옆은 내 자리
4. 동네 한 바퀴 돌고 또 돌고
5. 새엄마와 새아빠
6. 혼자 있고 싶어
7. 등산 학교
8. 나답게와 나고은
팥쥐 엄마
"뭐 하다 이제 와?"
할아버지는 내가 도둑고양이처럼 몰래 숨어 들어오는 것을 용케 아셨어.
잔뜩 주눅이 들어 눈치만 살피는데 할아버지가 이상한 말씀을 하셔.
"정 선생은 네가 맘에 든 모양이더라. 넌 정 선생이 어떻더냐?"
"예?"
정 선생을 보지도 못했는데 뭐라고 하지?
"우리 답게가 밉상은 아니잖우. 님한테 밉보일 짓은 안 한다구요. 밥이나 먹거든 물어보시우."
할머니가 할아버지 말씀을 무 자르듯 뚝 자르셨어.
"잘했다."
할아버지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고 안방으로 들어가셨어.
'내가 뭘 잘했지?'
"네가 선을 잘 뵈고 온 모양이다. 그 정 선생이라는 이가 너도 맘에 들데?"
할머니가 빤히 바라보시기에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어.
답게에 대한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에 힘입어서, 답게와 처지가 같은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에 마음 저미면서, <내 이름은 나답게>의 다음 이야기를 쓰게 되었어요. 엄마 소리가 녹슬어 버려서 엄마 대신 할머니를 부르며 운다는 개구쟁이 답게가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지요? 답게도 여러분을 빨리 만나고 싶다니까 제 얘기는 여기서 줄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