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희의 소설을 읽은 후의 첫 느낌은 섬뜩함이다. 그의 소설이 소름이 끼칠 만큼 무섭고 끔찍한 느낌을 준 이유는 무엇일까. 때로는 자유분방하고 때로는 섬세하고 때로는 가냘프기까지 한 그녀의 소설 문체에서 섬뜩함을 느낀 이유는 무엇일까……그것은 현실 속에서 살의를 감추고 살아가야 한다는 당위성과, 상상 속에서 그 살의를 더욱 키울 수밖에 없다는 현실성이 삶 속에서 대치하고 있음을 깨닫는 데서 빚어지는 느낌이다. ―김현의 해설「살의의 섬뜩한 아름다움」에서
오정희 소설들이 지닌 낯선 이물감의 세계는 기묘한 요기의 빛을 발산하고 있다. 오정희의 소설들이 우리를 강력한 흡인력으로 끌어당기는 것은 그녀의 소설들이 발산하고 있는 바로 그 황폐하고도 매혹적인 요기의 빛 때문일 것이다. 황폐함이 매혹적일 수 있다니! 그렇다. 오정희 소설의 매혹적인 요기로움은 황폐함과 아름다움이라는 짝이 맞지 않을 듯한 두 힘이 길항하는 어떤 팽팽한 긴장 관계로부터 생겨나는 것이다. ―박혜경의 해설 「신생을 꿈꾸는 불임의 성」에서
저자 - 오정희 - 작가 오정희씨는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고를 거쳐 서라벌예술대학을 졸업했다. 1968년 「완구점여인」이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문단에 데뷔한 그는 「불의 강」(1977), 「幼年의 뜰」(1981), 「바람의 넋」(1986), 「불꽃놀이」(1996)등의 소설집과 소설 「새」, 장편 동화 「송이야, 문을 열면 아침이란다」(1993), 콩트집 「술꾼의 아내」(1993), 창작선 「옛우물」(1994)을 간행, 섬세한 내면 정경을 묘사하면서 인간의 존재론적 불안을 섬뜩하게 드러내는 작품들로 크게 주목을 받았으며, 1979년 「저녁의 게임」으로 이상문학상을, 1982년에 「銅鏡」으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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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초판 해설·살의의 섬뜩한 아름다움·김 현 신판 해설·신생을 꿈꾸는 불임의 성·박혜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