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년을 위한 그림창작동화. 뭐, 고래를 잡아야 어른이 된다고? 준영이는 고래잡이를 했다며 자랑을 늘어놓는 친구들 앞에서 기가 죽어요. 준영이는 아직 포경 수술을 하지 않았거든요. 글쎄, 포경 수술을 안 하면 장가도 갈 수 없대요. 엄마는 이번 방학 때 수술을 꼭 해야 한다며 성화예요. 굳이 수술할 필요 없는 천연 기념물 고추도 있다는데...감추려고만 하는 성(性)을 아이들의 궁금증과 시선으로 흥미롭게 꾸몄다.
박상률
박상률은 1959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를 졸업했다. 1990년 ‘한길문학’에 시와 ‘동양문학’에 희곡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6년엔 ‘문학의 해 기념 불교문학상’ 희곡 부문을 수상했다. 지금은 여러 형태의 글쓰기를 통해 인간의 다양한 삶을 그려내기 위해 애쓰는 한편, 숭의여대에서 문예창작을 지도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작품으로 《까치학교》, 《구멍 속 나라》, 《어른들만 사는 나라》, 《벌거숭이 나라》, 《바람으로 남은 엄마》, 《밥이 끓는 시간》, 《미리 쓰는 방학일기》 들이 있고, 그 외에 시집 《진도아리랑》, 장편 소설 《봄바람》, 《나는 아름답다》, 희곡집 《풍경소리》 들이 있다.
최민오는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추계예술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지금은 어린이를 위한 책에 좋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꿀꿀돼지》, 《응가하자 끙끙》, 《뭐하니?》, 《덜덜이와 비단주름과 큰손발이》들에 그림을 그렸다.
최민오 (그림)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추계예술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지금은 어린이를 위한책에 좋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꿀꿀돼지》, 《응가하자 끙끙》, 《뭐하니?》, 《덜덜이와 비단주름과 큰손발이》들에 그림을 그렸다.
1. 고래잡이를 한 아이들
2. 철이의 자랑스러운 고추
3. 고추를 위한 기도
4. 엄마는 고추나무가 아니잖아요
5. 포경 수술 20분
6. 병원 탈출
7. 내 고추는 천연 기념물
-이 책을 읽는 친구들에게
철이의 자랑스러운 고추
가을 운동회가 열린 날이었습니다. 준영이는 운동회가 끝난 뒤에도 친구들과 어울려 운동장에서 더 놀았습니다. 그러고는 해가 질 때가 다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습니다. 목욕탕에 들어가 씻으려고 하는 순간, 엄마가 준영이를 불러 세웠습니다.
"어유, 얼굴에 먼지 좀 봐. 오늘은 동네 목욕탕에가서 제대로 좀 씻고 오지 그래."
"싫어요."
"싫기는. 조금 있으면 아빠 오실 시간이다. 기다렸다가 아빠랑 목욕 갔다 와."
1학기 때까지만 해도 준영이는 곧잘 동네 목욕탕에 갔습니다. 그러나 2학기 들어서는 잘 가지 않았습니다. 그건 반 아이들이 고래잡이니 포경수술이니 하면서 고추 얘기를 자주 들먹이기 시작한 뒤부터입니다. 그 때부터 남들 앞에서 벌거벗고 다니기가 쑥스러웠습니다. 자기 고추가 남들 고추와 비교되는 게 싫어서였습니다. 왜냐하면 준영이는 아직 고추 수술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