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세계는 어떠한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고민하며,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하는가의 문제를 아동 작가 노경실 씨가 직접 취재하여 9편의 단편 동화로 엮어 낸 <떡볶이 동네 이야기>는 "웅진 책마을 시리즈"중 일곱 번째 작품이다. 뚱뚱해서 고민하는 아이, 눈이 작아 쌍꺼풀 수술을 하는 아이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는 친구들 우정으로 자신있게 살아가는 "나는 나예요"와 동화 작가가 되고 싶은 아이와 판검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아버지와의 갈등이 서서히 풀어져가는 "악마보다 무서운 것은", 연예인 동경의 정도가 심할 때 생기는 문제를 다룬 "오빠!오빠!오빠!" 등 어른들 만큼이나 다양한 아이들의 고민을 엿보고 그것을 풀어내는 방법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노경실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일보에 "누나의 까만 십자가"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또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오목렌즈"가 당선되었으며, 그후 동화와 소설 창작에 열정을 쏟고 있다. 그동안 쓰신 책으로는 [상계동 아이들],[지하철을 탄 천사],[지붕 위로 올라간 윤아] 등이 있다.
- 어린이에게 주는 글
1. 나는 나예요
2. 대수술 작전 암호는 "에그머니나"
3. 악마보다 무서운 것은
4. 홀로 된다는것
5. 나는 여자, 너는 남자
6. 오빠!오빠!오빠!
7. 내 잘난 맛에 살아요
8. 멀리 멀리 갔더니
9. 엄마가 시키는대로 되겠지
- 지은이의 말
나는 나예요
랄랄랄랄랄......
봉팔이는 노래를 부르며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봉팔이는 지금 오락실에서 나오는 길입니다. 요즈음 봉팔이는 '보물섬 여행' 이라는 오락에 푹 빠져 있는데 그것은 보물섬으로 가서 숨겨진 보물을 찾는 오락입니다. 그런데 봉팔이는 언제나 이 게임에서 바로 옆집에 살며 같은 같은 반 친구인데다가 반장인 택수에게 몇 점 차이로 지기만 했습니다. 그 때마다 택수는,
"자식! 역시 머리 나쁜 애는 할 수 없단 말이야. 학교에서 우등생은 오락실에서도 우등생!"
하며 봉팔이가 기를 꺾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오늘 봉팔이가 택수를 이긴 것입니다. 그것도 몇 점 차이가 아니라 오백 점이나 앞섰습니다. 봉팔이는 반에서 늘 일등만 하는 택수를 마치 시험 성적으로 이긴 것처럼 기뻐하며 오락실을 나왔습니다.
랄랄랄랄랄..... 날아가는 새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봉팔이는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딩동 하고 한 번 누른 것이 아닙니다. 딩동딩동딩동딩동딩동 아파트 전체가 흔들흔들할 정도로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누구세요?"
어머니의 커다란 목소리가 들리며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순간 봉팔이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