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마리산을 배경으로 한폭의 풍경화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아버지와 단 둘이 사는 민우와 절집의 아이 재희의 우정과 이별, 재회를 따뜻하고 애잔한 감동의 물결로 전해 준다. 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마리산을 중심으로 강화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잔잔하고 섬세하게 묘사해 줄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의 소중함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특유의 연필 그림으로 따스하면서도 정감어린 느낌의 그림 솜씨를 보여 주었던 송진헌의 그림 또한 글의 재미와 감동을 한껏 돋보이게 해준다. 강화도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선하게 떠올려지는 글과 그림의 조화가 뛰어나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으로부터 2001년 문예진흥기금을 받은 작품이다.
우봉규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황금 사과』로 동양문학상을,『객사』로 월간문학상을 수상하였다.『눈꽃』이 한국일보사의 광복 50주년 기념작에 당선되면서 작가적 위치를 굳혔으며,『갈매기야 훨훨 날아라』로 계몽사 아동문학상을 받으면서 동화 작가로도 자리를 잡았다. 그의 동화는 매끄러운 문장과 글 전체에 흐르는 서정성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대표작으로는『은빛 여우왕』『금이와 메눈취 할머니』『훈이와 장산곶 할아버지』등이 있다.
송진헌 (그림)
1962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하였다. 특유의 연필 그림으로 따스하면서도 정감 어린 느낌을 표현하고 있다. 작품으로『감자꽃』『너하고 안 놀아』『돌아온 진돗개 백구』『너도 하늘말나리야』『괭이부리말 아이들』『무릎 위의 학교』등이 있다.
1. 마리산 아이들
2. 아버지를 기다리는 아이
3. 이상한 아저씨들
4. 재희가 떠나는 날
5. 혼자 걷는 길
6. 아버지의 비밀
7. 네가 보고 싶은 날
8. 머나먼 가리왕산
이상한 아저씨들
민우는 천천히 화개암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밟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좁고 가파른 흙계단을 올라가는 도중에 민우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었다. 분명히 마당에서 나는 소리였다.
혹시, 아버지가? 민우는 단숨에 마당까지 뛰어올랐다. 부리나케 올라온 민우 앞에 낚시꾼 차림의 아저씨 둘이 마당을 서성 거리고 있었다. 민우의 머리에는 방 안에 어지럽게 널렸던 그 발자국들이 떠올랐다.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물어 볼 수가 없었다.
"네가 민우냐?"
민우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 아저씨들을 쳐다보기만 했다. 키가 조금 큰 아저씨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과, 키가 작은 아저씨는 모자를 눌러쓰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인상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민우는 직감적으로 이 아저씨들이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아닌 것을 알았다. 민우는 한눈에도 낚시하는 아저씨들을 알 수 있었다. 겨울에 낚시를 하는 아저씨들이라면 따뜻한 방한복에 두툼한 가죽 장갑을 끼고 있어야 했다. 진짜 낚시꾼이면 따뜻한 우물가에서 서성거릴 것이다. 이곳을 자주 다니는 낚시꾼은 누구나 회개암의 따뜻한 우물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키 작은 아저씨가 얼굴을 찡그리면서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