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그간, 문학자본의 문제를 포함한 문학권력 논쟁의 와중에서 여러 문인들이 산발적으로 제기해온 비판적 견해들을 정리·종합하는 가운데 저자의 비판적 문제의식을 가미해가는 방식으로 쓰여져 있다. 따라서 거대담론적 비판의 '내용'에 주목하기보다는 실천 가능성 없는 '구조 탓하기'에 대한 비판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더불어 문학 전체를 현실과 연계시켜 융성토록 하려는, 편협한 분업주의를 넘어선 학제적 상부상조로서의 새로운 시도라는 의미도 갖는다.
강준만
1980년 성균관대 경영학과 졸업. 미국 조지아대 신문방송학과 졸업(석사). 미국 위시콘대 신문방송학과 졸업(박사). 현재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는 저널룩 <인물과 사상> 시리즈, <권력변환> <이문열과 김용옥> <대중매체 이론과 사상>등이 있다.
권성우
1986년 서울대 인문대 국문과 졸업. 서울대 국문과 박사과정 졸업. 현재 동덕여대 인문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며, <사회비평> <작가>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비평의 매혹> <모더니티와 타자의 현상학> <비평과 권력> <비평의 희망>등이 있다.
- 머리말
1. 두 M신을 섬기는 한국 문학
2. 평론가는 출판자본의 '파출부'인가?
3. '제도적 사기 혹은 권위훔치기의 합법화'
4. 문학의 본질은 언론플레이인가?
5. <창작과 비평>의 정체성과 오만
6. <문학과 사회>의 오만과 자기도취
7. 이문열과 '침묵의 카르텔'
8. <문학동네>의 성장 신화를 해부한다
9. 심미적 비평의 파탄
- 맺음말
문학자본의 기자 지배
전체적으로 보아 문언유착에 있어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건 언론이지만 개별적인 사안들을 놓고 자세히 살펴보면 문학자본이 기자들을 지배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이성욱은 <당대비평> 1997년 겨울호 '문학좌담'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90년대 들어와서 발견되는 문학의 문제점들 중 심각한 것은, 종래의 관점으로 보면 문학이 문학 외적인 것에 의해 밟히고, 찌그러지고, 왜곡되는 현상입니다. 문단의 기형적 재편은 그런 양상의 결과이고 한편으로는 문학인의 순종이 그런 형국을 더욱 가속화합니다. 먼저 문학 담당 기자의 전문성 부재가 그런 문제의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독자와의 매개 창구로서 중요한 신문 보도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기자의 안목과 품평 능력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국내 신문사 현실은 그런 전문성을 보장하지 못합니다. 이것은 꼭 90년대의 문제만은 아니지만 하여간 기자의 전문성 부재는 결국 출판사의 언론플레이나 그 출판사와 연결된 평론가에게 기대게 하는 요인이 됩니다. 기자가 전문기자가 되어 비평가 이상의 감식안을 가지고 있어야만 그런 문제가 해결되는, 다시 말해 작품이나 문학행위에 대해 정당하고 공정한 기사와 해설이 쓰이고 문학과 독자 사이를 이어주는 탄탄한 가교 역할을 공정한 기사와 해설이 쓰이고 문학과 독자 사이를 이어주는 탄탄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겠지요. 사실 외국인 경우 출판전문 기자나 문학전문 기자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전문성 부재는 결국 문학담론을 생산하는 중요한 한 축의 역할을 못하게 하고 오히려 유력한 출판자본의 영향하에 놓이게 되는 까닭이 됩니다."
문학담당 기자가 문학자본의 지배를 받게 되는 건 '전문성 부재'만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설사 기자 개인은 전문성이 있다 하더라도 '무난한 게 좋다'는 기자 사회의 분위기가 기자로 하여금 '힘의 논리'를 따르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