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대한 일대 계몽이 절실할 만큼 신문독자 대다수가 신문에 대해 무지할뿐더러 신문을 잘못 읽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나타낸 책. 올바른 신문 읽기란 곧 '기사 읽기'를 넘어선 '편집 보기'에 있음을 보여주며, 신문 독자의 관점을 포괄해내는 가운데 신문이라는 사회적 현상을 바라보았다. 또한 언론의 보이지 않는 장막에 갇혀진 삶이 아니라 언론의 장막으로부터 해방된 삶으로서의 '신문 읽기'를 제안한다.
손석춘
<한겨레 신문> 문화부 차장과 여론매체부장, 노동조합위원장을 거쳤으며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외래교수, 주간<미디어 오늘> 발행인,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하였다. 현재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방송위원회 제1보도교양심의의원을 맡고 있다. 한국기사상, 민주언론상, 한국언론상, 통일언론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여론 읽기 혁명> <신문 읽기의 혁명> <언론 개혁의 무기> <신문 편집의 철학> <한국언론운동의 논리> <부자 신문 가난한 독자>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 <아름다운 집> <유령의 사랑> 을 발표했다.
.여는 글/ 당신은 성숙한 독자인가?
.첫째마당/ 편집을 읽어야 기사가 보인다 1.신문편집 2.신문 편집과 현실 그림 3.신문 편집의 '3원색' 4.편집국의 심장
.둘째마당/ 지면은 평면이 아니라 입체다 1.지면과 지면 사이 읽기 2.신문 편집과 정치권력 3.1판과 5판 사이의 독법 4.신문 편집과 광고
.셋째마당/ 사설을 읽어야 편집이 보인다 1.신문 사설 2.사설과 편집 방향 3.사설 바로 보기 4.신문사주와 편집 주체
.넷째마당/ 신문 지면은 살아 숨쉬고 있다 1.신문기자의 숨결 2.역사로 본 편집의 숨결 3.실패한 편집과 편집권 4.당신이 신문 편집자다
.닫는글/ 더러운 창을 깨자!
신문편집 (23 P)
어떤 현장에 기자가 와서 취재를 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활자화되는 건 아니다. 분명 신문기자가 왔다 갔는데 기사는 실리지 않은 씁쓸한 경험이라든가, 자신이 현장에서 본 것과는 다르게 기사가 보도되는 당혹감을 한 번쯤 느껴본 독자도 있을 것이다. 이는 기실 신문기사가 신문에 실리기까지 편집이란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편집이란 삶의 현실이 신문에 실리기까지 거치게 되는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비록 하루치의 것일망정 그 엄청나게 방대하고 풍부한 현실세계를 겨우 몇 쪽의 지면에 다 담을 수 없음은 명백한 일이다. 그래서 삶의 현실과 신문 지면 사이에 불가피하게 놓이게 된 여과장치가 바로 편집인 셈이다.
우리가 매일 보는 신문은 편집이란 과정을 통해 걸러진 사실을 전달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취사선택이 과정이기도한 편집에는 따라서 당연히 가치 판단이 스며 있게 된다. 가치 판단이 빠진 편집이란 애초부터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예컨대, TV 뉴스에서 선거 때만 되면 공정성 시비가 일어나는 것도 바로 이 편집 때문이다. 화면에 어떤 당은 사람이 많은 장면이나 열렬히 호응하는 청중의 모습을 담아 내보내고, 반면 어떤 당은 썰렁하고 무표정한 관중 모습이 방영되는 식으로 말이다. 이렇듯 신문독자이든 방송시청자이든 편집을 통해 걸러진 내용을 제대로 분별해 내지 않으면, 한 편집자의 가치 판단에다 장신의 머리를 고스란히 내맡기는 꼴이 되고 만다.
그렇다면 과연 신문 편집이란 무엇일까?
의외로 많은 신문 독자들이 신문사 편집국의 편집부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잘 모르고 있다. 편집국과 편집부를 혼동하는 지식인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우리 사회의 신문 읽기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즉, 편집이라는 개념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신문 편집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이해하기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거기에는 철학과 정치학의 고전적인 문제들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