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조 아저씨의 농장에 떠돌이 검은 개 한마리가 찾아왔어요. 하지만 아저씨는 개를 받아 주지 않았어요. 떠돌이 개들이 아저씨의 붉은 닭 무리를 물어 죽인 일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한 마리 남은 붉은 닭마저 동상에 걸려 발가락을 모두 잃고 말았어요! 아저씨는 검은 개를 쫓아냈지만 개는 몰래 농장으로 돌아왔답니다. 발가락 없는 붉은 암탉과 친구가 되고 싶었거든요.
마인데르트 드용 네덜란드 바이룸에서 태어나, 1914년 여덟 살 때 가족을 따라 미국 미시간 주 그랜드래피즈로 이주한 후 그곳에서 살았다. 네덜란드 칼빈 교단에서 운영하는 학교에서 공부한 뒤 칼빈 대학교에서 문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시카고 대학에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1955년에 <지붕 위의 수레바퀴>로 뉴베리 상을, 1959년에는 <집 없는 개>로 뉴베리 명예상을 받았다. 드용은 1962년 미국 동화 작가 최초로 어린이 문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안데르센 상을 받기도 했다. 대표작으로는 <일곱 번째 새끼고양이> <예순 명의 아빠가 있는 집> 등이 있다.
모리스 센닥 (그림) 1928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로 1964년에 칼데콧 상을 받은 것을 비롯하여, 로라 잉걸스 와일드 상, 1970년 안데르센 상을 두루 받았다. 우리 시대 최고의 그림책 작가로 꼽힌다. 대표작으로는 <괴물들이 사는 나라> <깊은 밤 부엌에서> <꼬마 곰> <꼬마 곰에게 뽀뽀를> <꼬마 곰의 방문> <꼬마 곰의 친구> <아빠 곰이 집으로 와요> 등이 있다.
1. 동물들과 말하는 아저씨 2. 헛간을 비추는 달빛 3. 오리발 4. 천장의 뚜껑문 5. 새로운 생활 6. 개와 수탉 7. 작은 주인 8. 잠자리 떼 9. 터진 달걀 10. 집으로
- 옮긴이의 말
개와 수탉 (125 ~ 126 P)
"매다! 매가 있었잖아!"
아저씨가 소리쳤습니다. 아저씨는 양동이 속의 수탉은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습니다.
"넌 죽었지만 매들은 여전히 늪 위를 떠돌고 있구나. 멍청한 너도 한 가지만은 똑 부러지게 해냈어. 매가 있다는 걸 알려서 네 무리를 지켰으니 말이다."
양동이 속 물 위로 조그만 붉은 깃털이 천천히 떠올랐습니다. 아저씨는 그 깃털을 내려다보았습니다.
"넌 마땅히 죽어야 했어. 어떤 놈이 널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그 놈이 없었다면 내 손으로 널 끝장냈을 거다. 내 작은 암탉을 죽였으니까."
아저씨가 수탉에게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늪 위에서 매가 다시 날카로운 소리로 울었습니다.
'이봐, 혹시 매가 작은 암탉을 채 간 건 아니겠지? 네가 그 녀석을 반쯤 죽여 놓은 다음에 말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