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대지>, <붉은 앵무새> 등을 발표한 작가의 명작. 겨우 다섯 살밖에 되지 않은 제제라는 어린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랑문제, 인간의 조건, 인간과 자연의 조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질투, 시기, 핍박, 우정 등을 아름답게 그렸다.
쥬제 마우로 지 바스콘셀로스
1920년 2월 26일 리오데자네이로의 방구시에서 포르투칼계의 아버지와 인디안 어머니 사이의 혼혈아로 태어난 브라질의 대표작가이다. 그는 권투선수 트레이너를 비롯하여 바나나 배달꾼, 어부, 초등학교 교사 등 많은 사회적 경험을 하였고 한때는 오지의 밀림을 드나들면서 인디언들과 생활하기도 했다. 이런 다양하고 풍부한 인생경험은 그를 철저한 체험주의 작가로 변신하게 한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22살 땐 <성난 바나나>(1942년) 를 발표하여 문단에 데뷔해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았으나 빛을 보지 못했고 <하얀 진흙>, <머나먼 대지>, <썰물>, <붉은 앵무새>, <불꽃>에 이어 드디어 그의 첫 문학적 성공을 안겨준 <내 사랑 로징냐>를 발표해 '브라질의 국민소설'로 평가받기도 했다. 이후 그의 성년기를 그린 <광란자>, <해변의 건달들>, <유리알 마음>, <아보보라 수사의 고백>과 같은 작품을 발표했다. 이 작품은 '제제'라는 인물을 통해서 어린 동심의 심리 연구가 잘 묘사된 작품으로 브라질 역사상 가장 많은 판매 기록을 세웠다.
[1] 제1부 크리스마스에도 작은 악마는 탄생한다
1. 나도 이제 철이 들었어요
2.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3. 가난에 멍든 손가락
4. 새, 학교 그리고 꽃
5. 나도 신사가 되고 싶어요
[2] 제2부 아기 예수는 슬픔 속에서 태어났다
1. 박쥐
2. 진정한 친구
3. 이야기 꽃
4. 차라리 죽여 주세요
5. 거절할 수 없는 간청
6. 마음의 행로
7. 망기라치바
8. 고목들
9. 남기고 싶은 순간들
진정한 친구
처음 얼마 동안 나는 아침 일찍 집을 나와 학교에 가야만 했다. 그것은 담배를 사기 위해 차를 세워 두는 포르투갈 인과 마주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불안감 때문에 반대편 담 밑으로 사람 눈에 잘 띄지 않는 길만 택해서 조심스럽게 다녔다. 그 길은 집집마다 잎이 넓은 나무가 가득 심어져 있어 몸을 숨기고 다니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리오-상파울로 간선 도로에 도착해서도 주위를 몇 번이나 살핀 뒤 길을 건넜다. 때로는 운동화를 손에 들고 공장의 담에 찰싹 달라붙어 학교까지 가기도 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난 후, 나는 이런 행동이 모두 부질없는 짓임을 깨달았다. 나만 그 일에 집착하고 있었을 뿐 사람들은 이미 그 일을 잊었고, 또 그 일의 주범이 빠올로 씨의 개구쟁이 아들이었다는 사실도 잊은 것 같았다. 나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 이렇게 욕하고 있다는 것만 알았다. '그건 빠울로 씨의 아들이에요. 그 망나니 녀석처럼 말썽만 일으키고 다니는 못된 놈 말이에요.' 한번은 안다라이라는 아이가 매를 호되게 맞은 적이 있었다. 그 때도 방구시 사람들은 그가 빠울로 씨 아들처럼 많이 맞지는 않았다고 말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