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땅의 주인 인디오 추잠 스모호다. 침략자들은 잔인무도하다. 그들은 하늘과 땅을 모르는 무법자들이다. 침략자들이 땅과 숲에 저지른 만행은 반드시 먼 뒷날 큰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만일 이 카바리아나무가 끝내 살아남지 못한다면 지구는 머잖아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지어다.
손춘익 1940년 포항에서 태어나 1966년 조선일보와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었다. 그 뒤 <창작과 비평>, <현대문학> 등에 단편소설을 발표해 세종아동문학상(1972), 소천아동문학상(1981), 경북문학상(1982), 소파아동문학상(2000)등을 수상했으며, 포항문학 편집인,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국제펜클럽 회훤, 한국소설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 동화집 <어린 떠돌이>, <마루 밑의 센둥이>, <달과 꼽추>, <외나무 다리>, <새를 날려 보내는 아저씨>, <점박이와 운전사 아저끼>, <푸른 바다 저 멀리>등 많으며, 단편소설집 <작은 톱니바퀴의 연가>, <이런 세상>. 장편소설집 <추억 가까이>. 산문집 <꽁보리밥과 찬우물물>, <코끼리 코>, <깊은 밤 램프에 불을 켜고>등이 있다.
그 마을의 부자 소나무
돌아온 아기 게
농부와 들개
아파트 단지를 떠난 샘이네
하얀 무지개
꿈 실은 통통배
부처님의 알밤
하느님의 눈물
도도새와 카바리아나무와 스모호 추장
할아버지가 본 그림들
새끼염소와 꽃
외딴 바위섬
질경이가 사는 땅
숲 속 다람쥐의 옛집
바다로 간 고양이
노루와 할머니
개구쟁이 워뚜
"아아, 노예가 되더라도 살아남아야 하는가? 더구나 도도새와 카바리아나무는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 인디오들이 침략자 앞에 무릎을 꿇은 것도 가슴을 에는 듯했지만, 도도새와 카바리아나무가 겪는 고난은 그보다 훨씬 비참했습니다. 아니, 그들뿐만 아니라 침략자들의 발길이 미치는 땅은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은 순식간에 리우를 함부로 짓밟으며 죽음과 파괴의 땅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스모호 추장은 그 소용돌이 속에서도 어떻게 하든 도도새와 카바리아나무를 살려 내려고 애를 썼습니다. 비로 그들이 새와 나무라고는 하지만, 그에게는 한식구나 다름없는 사이였습니다. 스모호 추장은 젖먹이 때부터 카바리아나무 숲에서 도도새의 노래를 자장가 삼아 자라났으니까요. 스모호 추장은 도도새를 찾아 온 숲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도도새를 살려 내야 카바리아나무도 살릴 수가 있습니다. 또 카바리아나무가 살아 있어야 도도새도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를 수가 있으므로 만일 도도새를 찾으면 거기에는 반드시 카바나리아나무도 살아 있게 마련입니다. - p. 10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