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을 꿈꾸는 영원한 청년들의 이야기 <스크린 밖의 한국 영화사> 제2권. 한국 영화의 태동기부터 1980년대의 다양한 독립영화운동, 최근 영화판의 흐름에 이르기까지, 한국 영화의 지난 역사를 두루 훑어보았다. 민족영화에 관한 담론과 짤막짤막한 이야기거리들이 담겨 있다. 영화 내에서뿐 아니라, 영화 밖에서 보는 '영화사'를 다루고자 했다. 당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스크린 밖의 현실에 주목한 것이 특징이다.
김학수
1971년 전남 영암에서 출생. 방송 기자가 너무 하고 싶어 1990년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 3년을 대학방송국에 있으며 "민중 방송국을 세우자"는 꿈을 가졌던 그는 1995년 학교를 졸업하고, 3년 동안 월간 인물과 사상 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프리랜서 생활을 하며 영화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그는 풀리지 않는 의문에 봉착하게 된다. 이는 바로 영화계 관련자들이 영화계 내부의 역사를 솔직히 말할 수 없는 사정에서 기인했던 것. 이 책은 그 고민의 결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고, 영화를 사랑하는 한국의 평범한 독자들을 살아 있는 스크린 밖의 한국 영화사로 안내해 준다.
저서로는 <미래를 파는 디지털 상인들>(인물과사상사, 2001,공저)이 있으며, 현재는 '영화인물론'을 준비 중에 있다.
1. 영화시장 개방과 한국 영화계의 '파업전야'
2. 영화 소비의 혁명적 변화는 시작되었다
3. 한국 영화, '산업화 초기 단계'에 진입하다
4. 덧붙이는 장 '민족영화 감독과 작품 계보'들은 왜 필요하게 되었나?
5. 맺음말 / 한국 영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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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장 개방과 한국 영화계의 '파업 전야'
컬러방송 개막과 영화의 대형화
호스티스. 창녀물의 인기와 제2대 여배우 트로이카에 힘입어 1977년과 1978년에 다소 활기를 띠었던 영화계는 1979년 하반기부터 다시 불황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1980년 4월, 불황을 견디다 못한 영화인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모든 영화인들이 촬영을 중단하고 영화진흥공사에서 영화인대회를 열어 불황 타개책을 모색할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당시 영화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은 창작의 자유화 문제, 극장을 통해 한 해 40-50억 원씩을 거둬들이면서도 영화 발전을 위해서는 거의 쓰지 않고 있던 문예진흥기금의 환원 문제, 외화 쿼터의 효율적 운용과 컬러 TV 방영에 따른 영화계 대책 등이었다. 사실 몰락해가고 있던 한국 영화계에 마지막 일격을 가한 것은 컬러 텔레비전 방송이었다. 이미 방송사들은 1970년대 중반부터 컬러방송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으며, 컬러방송을 하고 있는 외국에 중계되는 국제적인 이벤트의 경우는 컬러방송으로 제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1979년 3월 하순에 미국 백안관 특별통상대표부가 한국정부에, 국내에서 팔지 않는 컬러 TV 수상기를 남의 나라로 수출하는 것은 국제 상도의에 어긋나나다는 엉뚱한 시비를 걸어온 게 그만 컬러방송을 1980년에 실시하게 된 이유가 되고 말았다. 미국 이 1979년 들어서 한국 수상기의 수입 물량을 연 30만 대로 규제해 버렸던 것이다. 1979년 당시 한국의 컬러 TV 수상기 생산 능력은 110만 대였고 이는 심각한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사정에 직면하고 보니 정부는 우리 경제에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던 전자업체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남아도는 생산 물량을 내수 시장으로 돌려야 했다. 모든 여건이 갖추어진 상황에서 실시된 컬러방송인지라 컬러 TV의 증가 추세는 초고속이었다. 1981년과 1982년 사이에 이미 2백만 대를 돌파해 버렸고 1982-1983년에 3백만 대, 1983-1984년에 4백만 대, 1985-1986년에 5백만 대를 돌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