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조선조 숙종의 계비였던 인현왕후를 작품화한 전기체의 궁중소설이다. 작자는 인목대비가 직접 지은 것이라는 설이 있으나 최근의 연구로는 왕후 폐출에 반대했던 박태보의 후예나 황후의 친정 일문의 작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인현왕후는 예의가 바르고 덕성이 높아 국모로서 만백성의 추앙을 받았으나, 왕자를 낳지 못하여 왕의 총애를 잃게 되었다. 특히 동평군의 주선으로 궁녀로 들어왔던 장소의가 왕자 균을 낳고 희빈으로 승격되자 인현왕후는 장희빈의 갖은 모략과 간계에 시달린다. 이 소설은 인현왕후의 파란만장한 사건의 흥미뿐 아니라 일종의 교훈서로 널리 알려져 오고 있으며, 국문학 자료 및 당시의 궁중풍속과 생활의식을 보여주는 귀중한 작품으로 전한다.
1. 이 책을 읽는 분들께
2. 인현왕후전
3. 해설
4. 부록 - 인현왕후전 필사본
인현왕후전 (49 P)
"이 양반 타신 틀을 멘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하고, 연하의 현顯토록 여럿이 메니 이제 인심도 오히려 귀함이 있음을 알겠더라. 남대문 밖에 부자 한데 모여서 정신을 차리니 그 모친이 나이 일흔이 넘고 어려서부터 기른 정이 기울어 지나니 급히 나와서 아들을 보니, 온몸이 참혹하게 되었으니 아무리 보아도 살아날 것 같지 아니하여 그 젊은 나이가 서러워 실성하여 눈물을 거두지 못하니, 응교 불효를 슬피 여겨 위로하여 말하기를,
"오늘날 이렇듯 살아서 어머님을 뵈옵게 된 것도 성은이라, 죽어도 한이 없겠나이다. 어머님께서는 깊이 서러워 마시고 불효의 죄가 더 크게 하지 마십시오."
하며, 정신을 또렷또렷해 보이나 화열이 날로 올라 약간 진 미음조차도 목에 넘기지 못하여 증세가 더욱 악화되었으나, 먼 길을 따나게 되었으니 어떤 명의라도 고칠 길이 없으니 보는 이마다 아니 서러워하는 이 없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