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는 이야기꾼 황선미의 『바다로 가는 은빛 그물』. 깊은 주제 의식과 치밀한 심리 묘사, 그리고 간결하면서도 풍부한 상징성을 내포한 문장으로 개성 있는 창작 활동을 꾸준히 펼쳐온 저자의 새로운 장편동화다. 아버지가 젊지 않아 '쉰둥이', '늦둥이'로 놀림받는 시골 소년 '명하'가 또래 친구와 갈등을 겪고 화해하며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다. '명하'는 친구 '귀영이'가 열 살 생일이 지나면서 자신의 그물이 생기자 형들과만 어울려다니며 실뱀장어를 잡는 것이 불만이다. 명하네 동네에서 만 열 살이 되어 그물을 갖는다는 것은 어린이가 아니라는 증거나 마찬가지다. 명하는 귀영이가 자신을 어린이로 다루면서 무시하자 자존심이 상하는데…….
☞ 북소믈리에 한마디! 또래 친구 간의 미묘한 신경전을 사실감 넘치게 그려내고 있다. 끝까지 자존심을 세우며 싸우다가도 진한 우정을 다지는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아울러 자연이 주는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 속에서 몸과 마음을 살찌우는 아이들의 정겨운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경외심을 품고서 자연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도록 이끈다. 특히 가슴에 미처 표현하지 못한 사랑을 품고 사는 아버지의 각별한 부성애를 통해 뭉클한 가족애를 만끽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생태 그림책을 오랫동안 꾸준히 그려온 그림작가 윤봉선의 서정적이고 생생한 그림을 함께 담아 이야기가 지닌 재미를 북돋는다.
말조개나 잡아라 은빛 그물 엉터리 계산 부끄러운 두 마리 발가락 끄트머리로 버티어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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