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20년 넘게 교양철학을 가르쳐온 필자가 인간이라면 누구나 부딪히게 되는 일상의 여러 문제들을 놓고 '철학함'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인간, 철학, 진리, 종교란 무엇인가 등에 대해 쉽게 풀어냈다.
안현수
1939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부산사범학교,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철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교사를 지냈고, 동양공업전문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는 경기도 교수로 재직중이다. 경기도 평교수협의회 회장 및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경기/인천지회 회장를 역임하고 현재는 대동철학회, 문우회 회장 일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인간적 유물론>,<진리와 실천>(공저)이 있다.
- 책을 내면서
[1] 제1부 삶과 철학 이야기
1. 진인사대천명
2. 전쟁과 만학
3. 누굴 보고 말을 높이나
4. 물꼬 트는 소년
.....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이상학> 첫머리에서 "인간은 본래 알기를 욕구한다"고 말한 바 있다. 공자도 <논어> 첫머리에서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고 했다. 과연 일상적인 상식에서부터 고도의 전문적인 지식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은 앎의 연속이다. 먼저 알아야 행동도 할 수 있다. 따라서 배우고 깨닫는 것은 인간의 특징이요, 인간됨의 출발이다. 그리고 배운다는 것은 깨닫고 본받는 것이니까, 뒷사람은 먼저 깨달은 사람에게 배워야 한다.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농사지을 때 배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때는 배우겠다는 열망 때문이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중학교 다닐 때 제일 공부를 열심히 했다. 20리 길을 오가면서 영어 단어를 외우곤 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덕과 행복의 불일치, 건강 상실, 독재와 사회 부조리, 식민지 역사와 분단이라는 민족의 불행 때문에 순수하게 배움에 열중하지 못했다.
어쨌든 더 배우겠다는 열망과 나 자신의 성장과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하겠다는 포부 아래 두 군데 직장을 그만두고 진학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앞날이 불안했다. 어쨌든 학비는 다음 문제이고 시험이나 붙어야 할 텐데, 서울대에 또 떨어졌다. 당연히 될 줄 알았던 2차에서도 마차가지였다. 내 실력의 밑천이 완전히 드러난 셈이다. 처음으로 서울에서 학원에 다닐 뜻을 세웠다. 그런데 친구가 야당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