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성폭력과 그에 따르는 보복의 행위 구조와 맥락의 실체에 대해 서술했다. 예외적인 특수 사례를 일반화해 과장한다는 식의 불평과 가해 남성의 인권에 대한 우려, 남자의 기득권은 아무런 손상도 입지 않으리라는 태도 등에 대해 자세하게 기술했다. 여성해방이 안 된 사회의 인간은 여전히 노예라고 이야기한 노혜경의 <말하면 죽인다? 침묵하면 죽는다!> 외 8편을 수록했다.
노혜경
시인이자 부산대학교 강사. 저서로는 시집 『새였던 것을 기억하는 새』『뜯어먹기 좋은 빵』과 『한국 서술시의 시학』(공저)이 있다.
이명원
문학평론가이자 『비평과전망』 편집위원. 저서로는 비평집『타는 혀』가 있다.
강준만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저서로 저널룩 『인물과 사상』시리즈와 『김대중 죽이기』『이미지와의 전쟁』『한국 지식인의 주류 콤플렉스』 등이 있다.
진중권
문화비평가이자 『아웃사이더』 편집주간. 저서로 『미학 오딧세이』『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춤추는 죽음』이 있다.
시타
현재 '운동사회 내 성폭력 뿌리뽑기 100인 위원회'와 여성주의자 모임인 '델타 페미니스트'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승화
영페미니스트 출판기획 『달과 입술』편집장. 저서로 『나는 페미니스트이다』가 있다.
권김현영
사이버 마초를 근절하기 위한 사이트 '시스터본드'에 참여했느며 저서로 『20세기 여성사건사』(공저)가 있다.
김현수
사는기쁨 신경정신과의원 원장. 『빈곤가족과 일하기』『가정폭력 가해자와 집단프로그램』을 곧 출간할 예정이며, 번역서로 『인터넷중독증』이 있다.
김진희
주부이자 출판기획 편집자로 일하면서 월간『인물과 사상』에 글을 연재하는 등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1. 말하면 죽인다? 침묵하면 죽는다!/노혜경
2. "문인 신비주의"와 "생식 신비주의"/이명원
3. "진보 상업주의"와 "문화 특권주의"/강준만
4.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진중권
5. "우아한" 폭력과 그 점잖은 공모자들/시타
6. 흑기사는 없다/정승화
7. "죽이고 싶은 여자"가 되는 법/권김현영
8. 가부장적 테러와 수치심의 심리전/김현수
9. 적은 여성내부에도 있다/김진희
'우아한' 폭력과 그 점잖은 공모자들
'점잖은' 목소리로 말해지는 폭력들, '조직'과 '진보'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공격들은 드 우아한 어조로 인해 '폭력'으로 인식되기조차 힘즐다. 그러나 성폭력 사건에 있어서 마초들의 쌍욕보다 더 지독하고 음험한 것은 이러한 '우아한' 폭력들이며, 그것은 피해자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후 더 멀리 날아가 궁극적으로 성폭력을 은폐하고 재생산하는 데에 기여한다. 그리고 이 사회에서 가장 현명하고 가장 합리적이며 가장 많이 배운 잘들이 바로 그 복수에 가담한다.
KBS노조 부위원장 성폭력 사건이 지나온 과정에는 흔한 욕설도, 사이버 마초들 특유의 폭탄도, 가해자의 직접적 비방과 인신공격도 드물었다. 그러나 그 대신, 피해 사실을 드러낸 여성들에게 보복하는 새로운 '운도권다운/지식인다운' 변종이 있었다. 노조는 '조직적'으로 '진보'와 '5천 조함원'의 이름으로 피해자들을 짓밟았고, 익명의 온라인 게시판에서 휘둘러진 초월적 논평자들의 칼부림은 참으로 우아했으며, 가해자는 '합법적으로' 피해자들을 공격했다. 그들은 '진보'와 '조직'을 내세우며, '법'과 '전문지식'을 들이대며, '객관'을 가장하고 성폭력을 피애 사실을 드러낸 여성들에게 대한 사회의 복수에 공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