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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전히 다른 역사를 살아남은 할머니 · 어머니들이 주간 학생과 비슷한 '글자와 말'을 쓴다면 그것은 완전히 죽은 말이며 살아 있는 얼굴이 없다. 얼굴이 없는 글자와 말은 생명이 없다. 생명이 없는 글자와 말은 '무기'가 될 수 없다. |
 다카노 마사오
1939년 구 '만주'에서 출생. 아버지는 전사했고 전쟁 후 일본으로 철수하는 과정에서 어머니를 잃어 전쟁고아가 되었다. 하카타의 암시장, 도교의 우에노 공원, 상야 등지에서 생활했다. 넝마주이 할아버지로부터 카드로 글자와 말을 배웠으며, 21세때 도쿄 아라카와 9중학교 야간부에 입학, 24세 때 졸업했다. 1967녀부터 약 7년간 집중적으로 야간중학교 폐교 반대운동 및 창설운동을 벌였다. 약 16년간의 침묵 후 1990년부터 '패자부활전의 링'에 올라 다시 야간중학운동에 매진, 간사이 지방의 야간중학을 중심으로 자신의 삶의 방식을 성찰하는 방식의 '수업'을 전개했다. |
 1. '만주'에서 돌아온 전쟁고아
2. 전우 곤치와 나의 하느님
3. 지옥의 어둠으로부터 '글자와말'을
4. 스물한 살, 처음으로 학교 책상에 앉다
5. 사형선고-야간중학 조기 폐교권고
6. 죽느냐 사느냐-오사카에서 승부를 걸다
7. 야간중학생의 복수와 좌절
8. 오키나와에 재생의 확신을 걸고
9. 다시 패자부활전의 링으로
10. 복수에서 미래(로망)로
- 상쾌하게 객사하고 싶다 |
 '만주'에서 돌아온 전쟁고아 - 나는 일본 사람인가, 중국 사람인가, 조선 사람인가?
나는 일본 사람인가, 중국 사람인가, 조선 사람인가?
서너 살 무렵 기억이지만, 내가 '만징'(=일본 제국주의는 자신이 만든 괴뢰국인 '만주국' 통치하에 있던 중국인을 한족이라고 부르지 않고 경멸의 뜻을 담아 만든 '만징'이라고 부를 것을 민중에게 강요했다) 아이들과 늘 놀았던 뒷골목에는 버려진 갓난아기들이 여기저기 뒹굴고 있었고 그 곁에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태연하게 똥울 누곤 했다.
한겨울이 되면 그 갓난아기들은 꽁꽁 얼었으며 그것은 마치 셀룰로이드로 만든 큐피 인형처럼 귀여워 가난뱅이였던 우리에게 더없이 귀중한 장난감이 되었다.
어느 날, 늘 그랬듯이 꽁꽁 언 갓난아기를 걷어차면서 놀고 있는데 엄마가 귀신같이 무서운 얼굴로 화를 내면서 악을 쓰는 거였다. 엄마가 병약해서 언제나 자리에 누워지낸 탓에 당시 이웃 조그만 집에 살았던 '쿠냥'(아가씨) 누나가 나를 키워주고 있었는데 나는 그렇게 무서운 엄마 얼굴을 본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왜 엄마가 소릴 질렀을까?' 엄마 속을 알 수가 없어 나는 그저 두려움에 벌벌 떨기만 했다. 쿠냥 누나가 엄마를 진정시키고 나를 온돌이 있는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갔지만 나는 계속 떨고만 있었다. 이것이 엄마에 대한 나의 유일한 추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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