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년 전 카이사르 암호문부터 21세기 망막식별까지 암호의 모든 것을 파헤친다. 한편에서는 더욱 정교한 암호제조법을 발명하고, 다른 쪽에선 접근이 금지된 암호문을 깨뜨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온 암호의 역사와 암호를 만드는 기술, 엄청난 양의 정보 보안을 유지하는 방법 등 20세기 전쟁을 배경으로 한 각국의 첩보전, 유명했던 암호해독가와 암호 전문기관까지 역사 속의 암호를 모두 담았다.
루돌프 키펜한
체코의 배링엔에서 태어나 에어랑엔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프린스턴 대학교의 천체관측 작업에 참가하고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일반물리와 천체물리를 연구하다가 1965년부터 10년 동안 괴팅겐 대학교에서 천문학과 천체물리학 교수직을 역임했다. 1975년에는 막스플랑크 천체물리연구소장을 맡았고, 뮌헨 대학교 명예교수로 임명되었다. 1991년부터는 괴팅겐에 거주하며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쓴 책은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으며, 1996년에는 독일물리협회에서 수여하는 자연과학 분야 언론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핵, 꿈의 연구인가 악몽의 연구인가』『은하』(공저)『검은 태양, 붉은 달 - 세기의 암흑』(공저) 『우주모험』『플리즈마물리학의 기초』(공저) 등이 있다.
1. 전쟁과 평화 시, 그리고 암호
2. 숨겨진 메시지에서 코드북까지
3. 제1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된 코드북
4. 왔노라, 보았노라, 암호를 만들었노라
5. 단일환자방식 암호는 어떻게 풀 수 있을까
6. 겹겹이 쌓인 카이사르 암호문
7. 끝이 없는 열쇠말
8. 자리를 바꾸는 암호
9. 에니그마의 암호 원통
10. 에니그마, 베일을 벗다
11. 컴퓨터의 등장
12. 공개 암호
13. 칩 카드와 쥐덫은 일방향 함수
전쟁과 평화, 그리고 암호
"총경, 나를 사형시킨다면 귀신이 되어서라도 다시 찾아오겠소."
수척해진 리하르트 소르주가 오하시 총경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 수많은 심문을 거친 후 소르주와 총경 사이의 대화는 어느새 은밀해져 있었다. 1941년 10월의 어느 토요일 새벽, 도쿄 주재기자인 소르주는 잠옷바람으로 체포되었고, 바로 그 현장에 오하시 총경이 있었다. 일본 비밀경찰에 붙잡힌 소르주는 당혹과 절망감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일주일쯤 지나 임무를 무사히 완료했다는 안도감이 마음속에 희미하게 자리르 잡자, 점차 자신감을 되찾게 되었다. 앞날이야 어찌되든 임무를 완성했다는 사실에 그는 적이 만족스러웠다. 히틀러가 소련을 공격하자 소르주는 모스크바에 있는 제 4사무소로 신호를 보냈다.
"일본이 동쪽에서 소련을 공격할 계획은 없는 것 같음."
마샬 추코프 사령관은 이 보고에 의지해, 시베리아에 주둔한 몇 개 사단과 탱크, 비행기를 모스크바 전선으로 이동시켜 독일군을 저지했다. 리하르트 소르주, 그의 행동이 세계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 심문자가 던지는 질문으로 미루어볼 때, 일본은 소르주의 무선기사가 상하이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소련 송수신국으로 1000여 회에 걸쳐 전송한 암호 메시지를 해독하지 못한 게 틀림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