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에서 포월로> 제3권. 가상 현실의 철학적 배경과 문화적 맥락에서 몇 가지 중요한 점들을 비판하는 등 가상 현실을 비판적으로 성찰한 책. 저자는 역사적 이념이자 형이상학적 개념인 그것을 분석하고 그에 대해 비판적인 작업을 수행한 앞선 책들에 이어 이 책에서도 이상 현실이란 개념으로 그것의 분석을 여러 층위에서 수행한다. 가벼움이 가상 현실의 덕목이고 무거움이 이상주의의 덕목이라면,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에서 환상 현실은 가라앉기와 떠오르기를 반복한다. 일 편이 끝나면 이 편, 그것이 끝나면 다시 삼 편, 그것이 끝나면 다시 사 편....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에서, 잡아라. 기우뚱한 균형을....
김진석
서울대학교 철학과와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공부했다. 현재 인하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계간지 <사회 비평>의 주간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탈형이상학과 탈변증법> <초월에서 포월로> <니체에서 세르까지: 초월에서 포월로?둘째권>이 있RH, 문학.미술.영화.건축에 대해 많은 글을 썼다.
제1부 제1장 가상 현실을 구성하는 담론들의 가상성 ...17 제2장 가상 현실과 이상 현실과 환상 현실: 나뉨과 겹침의 시작 ...46 제3장 현실. 탈은 섞이고 또 섞여 ...69
제2부 제4장 정신분석 속의 가상 현실 ...97 제5장 이데올로기에서 우상학으로 가는 탈의 놀이: 보드리야르의 예에서 ...128 제6장 가상적인 균형과 기우뚱한 균형의 차이: 미셸 세르의 예에서 ...161
제3부 제7장 느림과 빠름 속에서 환상은 ...195 제8장 통신. 가상과 환상 사이에서 ...223 제9장 가상적인 생명. 가상적인 죽음 ...251
제4부 제10장 은유와 환유의 기원으로서의 포월 ...277 제11장 콩과 팥 사이 ...289 제12장 싸움과 평화 ...303
가상적인 균형과 기우뚱한 균형의 차이
세르는 가상성의 장점을 그것이 내포한 완벽한 균형 상태에서 발견하고자 한다. 추가 이리 움직이고 저리 움직이지만 결국은 "하얀 부동성"에 이른다고 그는 말한다. 지배하는 사람들이 아무리 바뀌어도, 무대에 등장하는 주연이 아무리 바뀌어도, 사람이 웃든지 울든지. "결국은finalement" 균형 상태가 남는다고 그는 말한다. 싸움에서 누가 이기고 누가 지든지, 어느 나라가 이기고 어느 나라가 지든지, 통산 전적은 결국은 제로에 가까이 간다고 그는 말한다. 또는 중립적인 상태에 가까이 간다고 그는 말한다.
그럴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아마도 그럴 것이다. 결국에 가서는 어느 독불장군이, 어느 왕이, 어느 황제가, 어느 종교 창시자가 세상을 지배할 것인가. 누가 영속적으로 또는 지속적으로 세상을 지배할 것인가. 어떤 권력이 배반당하지 않을 것인가. 결국에 가서는 그저 그렇고 그런 상태가 오히려 더 세상의 모습에 가까울 터이니. 맞는 말이다.
<초월에서 포월로> 둘째 권이 나온 지 꽤 오랜 기간이 지나서 이제 세번째 책을 묶게 되었다. 그 작업은 이것으로 종결되는 것도 아니다. 작업을 진행할수록, 또 다른 이론적 작업들이 필요함을 느꼈고, 그리하다 보니 작업의 차원은 복잡해지고 확대되었다. 이 책에 실린 글 중, 네 장(4장, 5장, 6장, 그리고 8장)만 이미 따로 부분적으로 발표 되었고, 나머지 글은 이 책을 위해 집필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