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은 주로 현대 논리학과 분석철학의 범주안에서 논의되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그가 논리에 대해 러셀, 콰인 등과 크게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그의 철학이 어떠한 사조나 학파와도 잘 어울리기 어려운 독특한 것임을 간과하기 쉽다. 이 책에서 일차적으로 이 점을 부각시키는 데 노력을 경주했다. 아울러 논리에 대한 그의 독창적 견해를 올바로 헤아리지 못한 데서 비롯된 그릇된 비판들을 바로잡으려 했다.
이승종
연세대 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미국 뉴욕 주립대학/버팔로 철학과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와이오밈 교도소와 웬디 교도소에 설치된 메다이 대학 프로그램과 나이아가라 지역 3개 대학 협동과정 등에서 강의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있으며 동대학원 인지과학 협동과정과 비교문학 협동과정에서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뉴턴 가버와 같이 쓴 Derrida and wittgenstein과 이를 우리말로 옮긴 『데리다와 비트겐슈타인』이 있으며 페리 논문상과 우수 업적 교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 책머리에
[1] 모순의 논리철학
1. 들어가는 말
2.『논고』의 모순
3.『논고』의 해체
4. 수학과 모순
5. 규칙과 모순
6. 모순의 의의
[2] 수리철학과 논리철학
1.『논고』의 수리철학
2. 모순된 수학의 적용
3. 비트겐슈타인의 괴델 읽기
4. 거짓말쟁이 역설의 분석
5. 투사적 준재로서의 타자
이끄는 말
수학의 기초에 관한 비트겐슈타인의 저술들은 일부의 수학자와 수리철학자들로부터 격렬한 비난을 받아왔다. 그 이유의 하나는 그의 저술들이 수학자들의 고유의 영역을 침해하는 것으로 여겨졌다는 점이다. 비트겐슈타인의 바판자들은 모순에 관한 그의 견해를 그 대표적인 예로 들고 있다. 비트겐슈타인 자신도 이러한 바판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는 1939년에 행한 수학 기초론 강의 초두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나는 수학의 기초에 관해서 말하려 한다. 이 주제 자체에서 다음과 같은 중요한 문제가 제기된다. 나, 혹은 수학자가 아닌 다른 모든 사람이 어떻게 이러한 주제에 관해서 말할 수 있는가? 과연 철학자가 수학에 관해서 말할 자격이 있는가?....수학자들을 간섭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LFM,13쪽)
불간섭의 중요성을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수학의 주제를 다루려 하는 이유를 비트겐슈타인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에위하면 철학의 용어로 설명될 수 있는 수학의 주제는 "수학적 기호의 해석"(LFM,13쪽)이다. 그는 왜 이 주제가 철학자들에 의해 접근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철학자인 내가 수학에 관해서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증명' '수' '연속' '순서' 등과 같은 일상언어로부터 생겨나는 난제들만을 다룰 것이기 때문이다.(LFM,14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