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현재는 몇 백 년 전의 조선시대나 고려시대와는 전혀 다르다. 영리나 위장된 명분 때문에 혹은 승자를 위해 흑백을 뒤바꾸는 역사의 기록은 있을 수도 없고 또 있어서도 안 되는 세상이 됐다. 나는 공포와 강압의 연속이었던 5.16과 군사정권 시대에서 직접 경험하고 목격했던 잊을 수 없는 수많은 숨겨진 진실들을 가감 없이 이 책을 통해 기록하고자 했다.
김준하
학력: 고려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일본 동경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 수료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청와대 대변인, 동양통신 심사부장, 조사부장,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강사, (주)동부고속 사장, (주)동부 사장, (주)강원일보사 사장, 대한지적공사 감사, 대한언론인회 이사
1. '신문기자'에서 '대변인'이 되기까지
2. 청와대가 겪은 5.16비화
3. 대통령 하야 후의 숨겨진 시련
4. 장면 정권과 쿠데타 드라마
5. 이 나라가 당신 나라냐?
6. 마지막 승부- '사상 전쟁'
'신문기자'에서 '대변인'이 되기까지
낚시를 하고 있는데 뜻하지 않게 경찰 지프가 낚시터에 나타났다. 우리는 놀라서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누군가가 밀고를 한 것으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피하려야 피할 수도 없는 막다른 골목이었다. 마침내 우리에게 다가온 경찰관 한 사람이
"여기 김준하란 분이 계십니까?"
하며 예상외로 겸손한 태도로 필자를 찾았다.
"납니다."
나의 대답이 끝나자 경찰관은 거수경례를 하는 것이 아닌가. 이게 어찌된 일일까? 사연을 알아보니 그날 아침 청와대에서 나를 찾는 전화를 받은 나의 처가 온양에 낚시를 하러 갔다고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 청와대에서는 온양경찰서에 연락을 해서 나를 찾아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청와대로 나오도록 연락할 것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전 씨와 나는 청와대 덕분으로 경찰차를 타고 당당하게 전 씨 처가까지 갈 수 있었고 전영배 씨는 처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청와대에 갔더니 대통령은 나에게 직접 공보비서관으로 청와대 대변인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나는 전혀 뜻하지 않았던 대통령의 요청을 받고 매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루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언론계로 다시 복귀하려던 뜻을 꺾고 나는 청와대에서 일하기로 결심했다. 다음날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일을 할 때 잊어서는 안 되는 마음가짐을 꼼꼼히 설명했다. 그때 대통령이 내세운 것은 상식이었다.
"민주주의의 종주국인 영국에는 나라를 다스리는데 기본이 되는 헌법이 따로 없다. 그들은 '상식'을 '헌법'으로 대치한다. 사고와 행동의 잣대를 상식으로 삼으면 나라의 일이나 개인생활이나 정상적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첫 가르침이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대통령이 공보비서관을 구하기 위해 여러 사람과 상의한 바 있었는데, 뜻하지 않게 민관식의원과 정성태의원이 나를 추천을 했다는 것이다. 언론계에서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내 앞에는 꿈에도 생각지 않았던 군인들의 쿠테타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현재 대통령과 장군 - 숙명의 대결 쿠데타에서 사상논쟁까지 (나남신서 901)에 등록된 서평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