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빠,제게 새아빠가 생겼어요.'
오늘은 새 집으로 이사를 가는 날이에요. 살던 집보다 훨씬 더 크고, 책상도, 옷장도, 침대도 전부 새 것으로 바꾸게 되었지만 난 하나도 기쁘지 않아요. 새로 생기는 게 또 있으니까요. 낯설기만 한 새아빠, 그리고 오빠, 여동생....
내 마음은 너무나 무거워요. 그냥 엄마랑 동생이랑 셋이서 살면 안 될까. 오늘따라 하늘나라에 계신 아빠가 더욱 보고 싶어요. 아빠, 이제 나는 어떡해야 할까요.
조성자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경기도 산정호수 부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한탄강의 맑은 물과 각흘산의 아름다운 산색은 선생님의 어린 시절을 풍요롭게 해 주었을 뿐 아니라 작품에도 큰 영향을 끼친 듯합니다. 선생님의 작품에 등장하는 어린 주인공들의 맑고 깨끗한 품성과 작품 전체에 흐르는 정서에서 그 영향력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선생님은 1985년에 전국 여성 백일장에서 동화 부문 장원과 아동 문예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엄마의 재혼으로 새로운 가족을 맞이한 소녀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마음이 자라는 소리>는, 사춘기에 접어 든 감수성 풍부한 소녀의 가족과 친구들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작품으로는 <겨자씨의 꿈>, < 송이네 여덟 식구>, <하늘 끝 마을>, <날아라 된 장잠자리야>, <마주 보고 크는 나무>, <나는 싸기 대장의 형님>들이 있습니다.
임소연(그림)
서울에서 태어나 성신여자대학교 조소과에서 공부했습니다. 대학을 졸업 한 후에는 조소 작업을 중심으로 벽화와 영화 스토리 보드 작업 등을 했습니다. 선생님은 학습 만화 출판을 준비하면서 어린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3년 동안 습작을 하면서 일러스트 공부를 했습니다. <마음이 자라는 소리>에서는 부드럽고 따뜻한 삽화를 통해 한 소녀가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작품으로는 <수영장에 간 날>, <나머지 학교>들이 있습니다.
- 작가의 말
1. 엄마 마음을 도대체 알 수가 없어
2. 오빠라고 불러야 하나?
3. 성하가 망가지는 것은 싫다
4. 나는 외돌토리
5. 엄마의 생일
6. 명수 오빠
7.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 우리 엄마
8. 긴머리파 패거리들
9. 마음에 생긴 두 개의 방
10. 명숙이를 위한 마음 자리
11. 나에게도 친구가 생겼다
12. 짧은 머리 신수진
13. 아빠가 계신 곳
14. 가족 회의는 성공적이었다
15. 새아빠가 아닌 아빠
마음에 생긴 두 개의 방
긴머리 패거리들이 나를 몰아세웠다. 애초에 그 아이들을 따라 나선 것이 잘못이었다. 수진이는 그 아이들을 말리느라 애를 썼다. 그 아이들 중에서 미영이와 양숙이가 제일 심했다. 다른 아이들은 생각 없이 미영이와 양숙이 뒤를 따라 다니는 것 같았다. 아이들은 나를 운동장 한 구석으로 불렀다. 미영이가 삐뚜름한 자세로 서 있었다. 나를 쳐다보는 눈이 곱지 않았다.
"네 아빠 성이 주씨라며? 네 성은 임씨고?"
어차피 언젠가는 아이들에게 알려질 일이었다. 나는 당차게 말했다.
"그래서? 뭐가 잘못됐어?"
미영이가 침을 홱 뱉으며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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