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감추고 씩씩하게 살아 가는 진희. 신발도 양말도 벗어 던지고 날마다 달리는 아이, 철규. 삶의 뒤안으로 밀려난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 이 책은 삭막해져 가는 시대에 세상의 모퉁이에서 저마다 진솔한 삶을 가꾸어 가는 우리 이웃들의 소박하고 따뜻한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해 준다.
글쓴이 장주식 서울교육대학을 졸업하고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수료했다. 지금은 여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어린이문학협의회에서 주는 ‘제2회 어린이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그리운 매화 향기』『내가 나비인가 나비가 나인가』『오줌에 잠긴 산』 등을 펴냈다.
그린이 임양 추계예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아트 디렉팅 모임 ‘mqpm’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초상화 강사로도 일하고 있다. 그림책 『꿈을 그린 화공』『황금왕 호루스』『선녀와 나무꾼』『금이와 은이』 등에 그림을 그렸다.
깡패 진희
두더지
할머니의 증명사진
삼백 아지매네 묵 맛
천서리 이광정 막국수
할머니와 벽오동
맨발 철규
작가의 말. 모두 함께 살아 간다는 것
솔이는 눈에 띄게 풀이 죽어 갔다. 내가 생각하기엔 그랬다. 수다스럽게 떠들던 모습은 사라지고, '재미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공부 시간에도 담임이 준비물을 챙겨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더구나 가끔 몸 군데군데에 피멍이 들어서 학교에 오곤 했다. 얼굴에까지 멍이 들어서 온 어느 날, 내가 물었다. 은행나무가 샛노랗게 물든 가을날이었다. "왜 그래? 왜 얼굴에 멍이 들었어?" "......" 솔이는 눈에 눈물만 그렁그렁한 채 말이 없었다. 나는 넘겨 짚고 물었다. "아빠한테 맞았지?" "......" -p. 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