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1년 함북에서 소작인의 아들로 태어난 최서해는 어려서부터 품팔이, 나무장수, 두부장수 등 뼈저린 밑바닥 생활을 체험했다. 따라서 유년시절 한문을 배우고 성진보통학교에 3년 정도 다닌 것이 학교교육의 전부였으며 문학잡지를 읽으며 독학으로 문학을 공부했다. 이런 그의 궁핍에 대한 체험은 그의 작품 속에 짙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런 그의 작품들은 그가 작품 활동을 시작한 1920년대 초반, 자유가 박탈된 암흑의 시기에 감상적이고 퇴폐적인 분위기에 빠져있던 문단의 경향과는 색다른 작품으로 주목받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단지 빈궁을 서술하는데 그치지 않고 빈궁을 통해 일제하의 참담한 사회적 현실을 사실적으로 전달했다는 데에서 그의 문학적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소설, 사진을 만나다」시리즈의 일곱 번째 권으로 출간된 이번 책에서 감각적인 사진과 함께 그의 대표작인 「탈출기」, 「홍염」, 「박돌의 죽음」을 더욱 피부에 와닿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